이 기사는 2017년 09월 15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의 성동조선해양 해결 방안이 이르면 내주 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행장이 이번 주말 실무진으로부터 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세부 사안들에 대해 논의를 벌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은성수 행장은 15일 2시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 6층 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은 행장은 11일 대통령 임명 절차가 완료되면서 20대 수출입은행장 자리에 정식 부임했지만, 노동조합(노조)의 반대로 닷새 동안이나 취임식을 갖지 못했다. 이를 두고 다방면에서 비난 여론이 일자 노조는 결국 은 행장의 출근 저지 시위를 중단했고, 이에 따라 은 행장은 정식 취임식을 이날 진행할 수 있었다.

은성수 행장 취임식. 제공-수출입은행.

은 행장은 취임식에서 세 가지 경영 철학을 필두로 향후 업무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열린 경영, 미래 지향 경영, 스마트 경영 등이다. 은 행장은 이를 위해 '신뢰받는 수은을 위한 조직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구성돼 있던 혁신 TF와는 또 다른, 별도로 구상 중인 조직이다.

취임식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건 성동조선해양 해결 방안이었다. 수출입은행은 조선업황 부진으로 신규 수주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성동조선해양에 제공 중인 선수금환급보증(RG)과 대규모 채무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곤혹을 치러왔다. 추가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곧 파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지속해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8월부터 성동조선해양 현장 실사를 벌여오고 있었다.

은 행장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성동조선해양 실사 보고서를 받아보지 못했고 매크로하게 수출입은행에 미칠 수 있는 영향만 들었다"며 "여기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아직 숙지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된 추가 질문이 나오자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개별 사안들은 이번 주말을 이용해 깊이 있는 2차 토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성동조선해양 문제와 결부시킬 수 있는 기업 구조조정 원칙과 관련된 질문에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은 행장은 "내가 갖고 있는 모범 답안은 정부와 채권기관과 협의해서 원칙에 맞게 (구조조정 기업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라며 "원칙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살아남을 기업은 살리고, 죽을 기업은 죽이고'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그는 "교과서적인 얘기이고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 분석은 그때마다 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은 행장은 금융위가 최근 언급한 정책금융기관의 변화 필요성에 대한 소신도 이 자리에서 밝혔다. 그는 "공무원 생활하며 정책금융 업무를 여러 번 해봤는데 정책금융기관이 바뀌어야 한다는 건 결국 100% 정부가 보증한 정부기구로서 일반은행보다 국가 경제를 먼저 생각해달라는 취지로 본다"며 "정부가 적자를 메워주고 보증하는 대신에 거기에 맞는 정부 기구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기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은 행장은 취임식을 완료하면서 이날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노조의 반대로 출근이 늦어졌지만 외부에서 수출입은행 업무 보고를 이미 받아온 만큼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