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펀드 통한 'M&A'…찾아오는 딜 만든다 유망 기업 발굴, 빠른 의사결정…자율주행차 등 신사업 생태계 선점
김성미 기자공개 2017-09-15 18:26:34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5일 17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또 한번 M&A용 대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운용 주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다.삼성은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M&A 큰손으로 불린다.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은 삼성으로 피인수되기 위해 다양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이 M&A 펀드를 대내외에 공표하는 것도 이같은 노림수를 내포하고 있다. 원하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기업이 삼성을 찾아오도록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또 삼성전자가 직접 M&A에 나서는 것보다 펀드를 통한 M&A의 의사 결정 구조가 단순하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 4번째 M&A 펀드 조성…3억달러 규모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SSIC를 통해 오토모티브 M&A 펀드를 3억달러(34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오스트리아 TTTech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M&A를 위해 펀드를 조성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삼성전자는 2013년 2월 SSIC를 설립하면서 11억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SSIC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웠고 삼성 벤처스 아메리카 펀드 10억달러, 카탈리스트 펀드 1억달러를 각각 조성했다. 삼성은 혁신 기술과 신사업 개발을 위한 벤처 지원과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당시 카탈리스트 펀드를 통해 30여개의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삼성은 삼성넥스트란 벤처캐피털을 세우고 올 1월엔 유럽지역의 초기스타트업 투자와 M&A를 위해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돼 있다. 삼성넥스트는 2013년 설립 이후 15개 기업을 M&A했고 6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펀드 조성을 통해 투자에 나서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노력을 덜 수 있다. 삼성이 특정 목적의 펀드를 조성하면 신기술을 직접 찾아나서는 대신 관련 업체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 먼저 찾아오기 마련이다.
SSIC를 이끄는 손영권 사장은 "2015년 1000개의 실리콘밸리 기업을 검색해 그 중 54개 회사에 크고 작은 투자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1000개를 검색해 50곳에 투자를 할만큼 유망기업을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펀드의 성격을 공표하면 유망기업이 직접 찾아올 수 있다.
전날 발표한 3억달러 규모의 펀드는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로 자동차 전장 부품 관련 신기술에 대해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탈리스트펀드는 혁신 기술로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다. 넥스트펀드는 유럽지역 투자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토모티브 펀드가 조성돼 TTTech에 투자가 됐다는 소식이 업계에 전해지면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펀드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어려움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금 운용, 추가 투자, 절차 간소화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를 통한 투자는 의사결정 구조와 시간을 단축하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가 직접 M&A를 할 경우 일정 금액 이상 지분투자는 이사회를 열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펀드 형태로 조성해 투자할 경우 펀드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투자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9조원 규모의 자동차 전장 부품 회사 하만 인수와 같은 초대형 M&A는 직접 진행하되 소규모 신기술 기업에 대한 M&A는 펀드를 활용하는 투트랙전략을 쓰고 있다.
◇M&A로 신사업 생태계 주도권 잡는다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는 2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자동차 전장 부품 관련 비즈니스에 투자할 예정이다.
1호 투자인 오스트리아 TTTech는 자율주행플랫폼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부문에 탁월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TTTech는 오스트리아 빈공과대에서 연구 과제 형태로 출발해 1998년 설립됐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 부문에 특화된 기술을 확보한 업체다. 항공부문에는 보잉787 에 TTTech의 기술이 이미 탑재돼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부문에는 아우디 A8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임직원 수는 약 500명이다. 오토모티브 혁신펀드는 3억달러의 자금 중 7500만달러(약 1009억원)을 TTTech에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면서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의 강자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자율주행 및 시스템 솔루션 업체를 더하면 자동차 전장 사업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앞서 SSIC는 스마트싱스, 루프페이 등의 신기술을 인수하며 삼성페이를 선보이고 비브랩스란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인수해 이를 빅스비란 서비스로 진일보시켰다. 자체 기술 개발보다 신기술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확장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알테오젠 자회사, '개발·유통' 일원화…2인 대표 체제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
- [상호관세 후폭풍]멕시코 제외, 한숨돌린 자동차 부품사…투자 '예정대로'
- [상호관세 후폭풍]미국산 원유·LNG 수입 확대 '협상 카드'로 주목
- [상호관세 후폭풍]조선업, 미국 제조공백에 '전략적 가치' 부상
- [상호관세 후폭풍]생산량 34% 미국 수출, 타깃 1순위 자동차
- [상호관세 후폭풍]캐즘 장기화 부담이지만…K배터리 현지생산 '가시화'
- [2025 서울모빌리티쇼]무뇨스 현대차 사장 "美 관세에도 가격인상 계획없어"
- [2025 서울모빌리티쇼]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 "북미 매출목표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