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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자산가 발길 끊긴 메자닌펀드 시장 일부 종목 상폐위기에 투심 약화…프로젝트 펀드 등 운용전략 다변화

이충희 기자공개 2017-09-26 09:16:4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1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사모펀드 시장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혔던 메자닌 펀드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주요 PB센터에서는 기존 메자닌 펀드를 찾던 개인 고액자산가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연초 이후 증시가 꾸준히 오른 반면 메자닌 펀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지 않았던 것이 인기 하락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주요 메자닌 펀드가 담았던 전환사채(CB)에서 디폴트 위험이 불거진 것도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1000억 모집에 100억 유입 …인기 식었다

국내 최대 메자닌 하우스 A자문사는 올해 초 개인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최대 1000억 원 규모 펀딩에 나섰지만 총 모집된 자금은 100억 원을 조금 넘겼다. 최근 2년 사이 네차례 메자닌 펀드를 출시, 한 펀드당 700억~1000억 원을 쓸어담았던 것과 비교해 올들어 상황이 반전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메자닌 펀드 시장 활황을 앞장서서 이끌었던 자문사의 펀딩 실패로 업계 전반에는 침체된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다른 운용사 메자닌 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더뎌졌다. 증권사 PB센터에서는 메자닌 펀드 보다 일반 주식형 헤지펀드나 부동산 펀드 등을 추천하는 비율이 늘었다.

지난해 대거 설정됐던 메자닌 펀드들이 아직까지 대부분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메자닌 펀드는 대부분 설정 1년 뒤부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연초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던 국내 증시와 수익률이 비교되며 투심을 더욱 꺾었다.

최근 메자닌 펀드가 담았던 종목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것도 인기를 식게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주식 거래가 중단된 MP그룹, 8월 거래가 중단된 C&S자산관리 등은 국내 주요 메자닌 펀드가 투자했다 손실 위기에 몰린 종목들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있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메자닌 펀드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올들어서는 분위기가 바뀌었다"면서 "최근 몇몇 종목에서 디폴트 리스크가 번지면서 메자닌 펀드는 위험한 상품이라는 인식도 확산됐다"고 말했다.

◇펀드 전략 바꾸는 운용사들

인기가 주춤해진 사이 주요 헤지펀드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방식의 메자닌 투자 상품 설정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일부 종목에서 손실 위험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메자닌은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메자닌 펀드들이 먼저 투자자 자금을 대거 모은 뒤 투자처를 찾는 '블라인드' 방식이었다면, 최근 설정되는 메자닌 펀드는 투자할 대상을 먼저 정한 뒤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의 '프로젝트' 메자닌 펀드로 선회하고 있다.

지난 15일 더블유자산운용은 비에이치씨 CB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메자닌 펀드를 만들어 약 30억 원 가량 자금을 유치했다. 과거 일반적인 메자닌 펀드들이 3~4개 기업의 CB를 동시에 담았던 것과 차별화된 전략이다.

이런 방식의 프로젝트 상품 설정을 늘리고 있는 대표적인 헤지펀드 하우스로는 씨스퀘어자산운용이 꼽힌다. 씨스퀘어운용은 올초 '씨스퀘어 PJT(프로젝트) 메자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를 설정한 뒤 지난 7월까지 4호 펀드 출시를 마무리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운용사들도 생겨났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작년 베트남 상장사 호치민인프라스트럭처인베스트먼트(CII)에 투자하는 메자닌 펀드를 처음 설정한 이후 현재까지 총 10개 내외 해외 메자닌 펀드를 만들어 자금 몰이를 했다.

지난해까지 대거 설정된 메자닌 펀드들의 수익률이 악화되자, 기존 펀드가 재유동화한 CB에 투자하는 세컨더리 시장도 열릴 조짐이다. INJ자산운용은 최근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낮아진 아이원스 CB를 기존 메자닌 펀드로부터 사들인 뒤, 차익을 얻는 방식의 세컨더리 메자닌펀드 설정을 준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번에 수백억 원씩 자금을 모은 뒤 메자닌 여러개를 담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펀드는 판매가 안되는 게 최근의 시장 상황"이라며 "미리 투자처를 정해두고 소규모 자금만 모으는 프로젝트 메자닌 펀드가 아니면 설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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