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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김범준 CFO 중도하차 배경은 [위기의 자동차 부품사]④한앤컴퍼니 인수 직후 재무 총대, 1년 임기 남기고 돌연 사임

길진홍 기자공개 2017-09-27 08:19:01

[편집자주]

완성차업계 부진 속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감소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 줄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섰다. 이제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생존 키워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 재무를 총괄하던 김범준 경관리본부장(부사장·CFO)이 돌연 사퇴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의 대주주가 된 뒤부터 줄곧 경영진과 호흡을 맞춰왔으나 임기를 약 1년 앞두고 회사를 떠났다.

김범준 부사장
한온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범준 부사장(사진)은 올 상반기 임직원 명부에서 제외됐다. 1분기까지 CFO를 맡아 재무를 총괄했으나 6월 반기보고서 퇴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월까지 재직을 하다가 이후 회사를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사장의 예정 임기는 오는 2018년 3월까지이다. 잔여 임기를 약 1년 남기고 중도 하차했다.

한온시스템 측은 "김 부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임에는 정준경 전무가 내정됐다. 정 전무는 2016년 말부터 글로벌 FP&A 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번 인사로 CFO 자리가 부사장에서 전무로 한 단계 격하됐다.

김 부사장의 사임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사들인 직후인 2015년 6월 한온시스템에 합류했다. 부사장 선임 후 한온시스템 CFO를 맡아 재무를 총괄했다. 이전까지 KT에서 가치경영실 실장(CFO)으로 재직했다.

대주주인 한앤컴퍼니 의중을 재무정책에 반영하는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해 왔다. 내부 집행임원과 이사진이 분리돼 있는 상황에서 권한이 더욱 집중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사장의 사임으로 한온시스템 재무 정책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온시스템은 대주주 변경 후에도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실시해왔다. 대주주 등재 후 이듬해인 2016년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했다. 분기마다 주주명부를 폐쇄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투자자 유인을 강화했다.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로 많은 수혜가 돌아갔다.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 8222억 원, 229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3.3%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이 15% 늘었다. 순이익은 1435억 원으로 5.3% 불어났다.

최근 자동차부품업계가 사드 배치 후폭풍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선전을 펼쳤다. 다만 순익 실현에 기반한 고배당정책과 달리 연구개발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투입한 연구개발비는 2341억 원이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2165억 원, 2209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책정했다. 순익 증대와 무관하게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의 약 4% 수준으로 고정됐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배당정책 및 원가절감 기조 등은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라며 "재무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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