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호화멤버' 이사회…절반이 배당 논의 [위기의 자동차 부품사]③한앤컴퍼니 경영진·정재계·법조 인사 등 포진, 7인 집행임원체제
길진홍 기자공개 2017-09-21 08:22:19
[편집자주]
완성차업계 부진 속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감소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 줄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섰다. 이제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생존 키워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0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를 대주주로 둔 한온시스템은 독특한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했다. 대주주 입김을 최소화하고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위임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다. 사업구조 개편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PEF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이사회 면면도 화려하다. 대주주인 한앤컴퍼니의 핵심 경영진이 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된 가운데 글로벌기업 수석 컨설턴트와 금융감독원 감사, 포털 CFO 등을 지낸 인물들로 사외이사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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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 경영진 주축, 정재계·법조 등 사외이사 구성
한온시스템 이사회는 6월 현재 기타비상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모두 9명이다. 소니코리아 사장을 지낸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또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 김경구 한앤컴퍼니 전무 등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한앤컴퍼니에서 장기간 한솥밥을 먹었다. 한 사장은 모건스탠리 한국 PE대표로 아시아 PE 최고투자총괄(CIO)을 맡은 경력이 있다. 김 전무는 맥킨지 컨설턴트와 모건스탠리 아시아 PE 이사 등을 지냈다. 2010년 한앤컴퍼니 설립 후 약 5년 만에 한온시스템을 인수하고 나란히 등기임원에 올랐다.
윤 회장은 2015년 한온시스템 인수 당시 이사회 의장 임기를 3년간 보장 받았다. 한 사장과 김 전무의 임기는 각각 오는 2020년 3월과 2019년 3월까지다. 윤 회장과 김 전무는 지난해 경영권 인수를 완료한 쌍용양회 이사회 멤버로도 참여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윤 회장은 대한시멘트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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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한온시스템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의 조현범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조 사장은 지분 19.49%를 소유한 대주주자격으로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사업 시너지 차원에서 한온시스템 인수를 적극 추진했다. 주요 경영 현안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로는 검찰총장(26대)을 지낸 김도언 법무법인 청률 고문변호사, 최동수 전 조흥은행 행장, 이승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방영민 전 금융감독원 감사, 임방희 하마너스 파트너스 이사 등이 참여했다.
임 사외이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 CFO를 지냈다. 대통령실 실장을 지낸 류우익 전 통일부장관(36대) 자리를 대신해 올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방 사외이사는 하나금융투자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 사외이사는 맥킨지 수석컨설턴트 출신이다.
기타비상무이사가 투자와 경영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채워진 가운데 재계와 법조계, 금융당국 등에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한 인물들로 사외이사가 구성됐다.
◇작년 9차례 이사회 소집...4차례 배당 논의
한온시스템은 호화 멤버로 이사회를 구성했으나 역할은 상당히 제한돼 있다. 지난해 모두 9차례 이사회를 열렸다. 서울지점 이전과 준법통제체제, 여신 약정 한도 갱신, 대진유니텍과 사업양수계약 등을 결의했다. 인도법인 분할, 비스테온 남아공 공조부문 인수, 중국 BHAP와 신규 합자회사 설립, 중국 건설기전과 조인트벤처 설립 승인 등을 논의했다. 외부 자금 조달과 해외사업 구조조정, 중국사업 진출 등이 이사회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은 일상적인 사항들이다. 회계연도 영업보고서와 재무제표 승인 등 일반적인 사항들이 주를 이뤘다.
눈에 띄는 대목은 배당금과 관련한 잦은 이사회 소집이다. 배당금 지급 결의가 모두 4차례 이사회 표결에 부쳐졌다. 전체 이사회 개최건수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분기 배당금 책정과 기준일 설정, 지급기일 등을 결의했다.
올 들어서도 모두 3차례 이사회가 열렸다. 이 가운데 2차례 배당금 지급 논의가 다뤄졌다. 한온시스템은 한앤컴퍼니로 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분기배당을 빠뜨리지 않고 해오고 있다. 배당금 총액에 큰 변동이 없으나 분기별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사회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기능이 상당히 제한돼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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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 집행임원체제, 경영진 이원화
이사회의 소극적 기능은 별도로 분리된 집행임원 체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온시스템은 이사회와 별도로 모두 7명의 집행임원을 두고 있다. 코아비스 출신인 이인영 사장이 대표 집행임원을 맡고 있다. 손정원 글로벌운영본부장, 박창호 HMG영업본부장, 김범준 경영관리본부장(CFO) 등이 직접 실무를 관장한다. 집행임원들은 코리아엔지니어링, 만도기계 등 현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로 채워졌다. 또 해외 영업 네트워크 강화 차원에서 포드와 비스테온 출신인 너달 쿠추카야와 나가 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등을 등기임원으로 뒀다.
이사회 기능을 사실상 최소화한 가운데 다수 집행임원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 수익과 투자금 회수를 중시하는 PEF의 성향이 경영 철학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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