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의 롯데지주, 4대 BU 수장 거취는 '책임과 역할' 경계 모호, 화학·유통·식품·호텔 부문장 위축될 듯
길진홍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7-10-16 08:01:49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3일 13: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를 모은 롯데지주가 출범한 가운데 그 동안 각 사업부문(BU)을 이끌어온 수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통합지주가 옛 정책본부(경영혁신실) 조직을 흡수한 강력한 컨트롤타워로 거듭나고, 다수 계열사 위에 군림하면서 BU 조직과 중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각 BU 조직 수장으로 이어지던 의사결정 시스템 변화 여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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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12일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주력 4개사를 통합한 지주사를 공식 출범했다. 롯데지주는 이날 분할합병 등기를 마쳤으며 공식적인 기업 활동에 들어갔다.
롯데지주는 별도의 사업을 하지 않은 순수 지주사로 계열사 관장 기능을 맡는다. 자회사 경영평가와 업무 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그룹 사업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신규사업 발굴과 M&A 추진 등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초대 대표이사는 신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 사장이 맡았다.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 사장은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그룹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롯데지주가 이전 경영혁신실 조직과 기능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재무와 인사 등에 막강한 권한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혁신실 소속의 하부 조직이던 각 팀이 실로 승격하면서 위상이 올라갔다.
올 초 그룹 계열사를 4개 사업부문으로 나눠 신설된 유통·식품·화학·호텔 BU 조직과는 당분간 병렬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허수영 사장(화학BU), 이원준 부회장(유통BU), 이재혁 부회장(식품BU), 송용덕 부회장(호텔BU) 등의 각 수장들과도 소통을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룹 내부적으로 지주사가 중장기 전략을 챙기고 단기적인 IR 활동과 각 계열사 조율을 BU 조직이 전담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중첩 업무 배분과 세부 의사결정 등에 관한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비롯한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아 등 주력 계열사 상장(IPO)을 앞두고 있다. 중국사업 부진 만회를 위해 이머징마켓에서 M&A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작업을 주도할 할 지, 아니면 BU가 그 역할을 할 지 가이드라인이 설정되지 않았다.
모호한 업무 경계로 인한 책임 문제도 제기된다. 그 동안 BU 조직 수장들은 신 회장에게 '직보' 형태로 결제를 받았다. 다수가 부회장급으로 직급상 아래인 황 사장을 거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황 사장이 지주사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핵심 경영진의 책임과 역할(R&R) 분담을 두고 한동안 내부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에서는 BU 수장들의 입지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업무 추진 과정에서 혼선이 불거질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주사와 의견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 측은 "지주사와 BU는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로 봐야 한다"며 "당분간 신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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