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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건설 매각 개시…시작부터 '우려' 국내외 원매자 찾기 "어려울 것" 중론…실패시 분할 매각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7-10-16 08:30:0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3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마침내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돛을 올렸다. 내달까지 예비입찰을 마무리짓고 올해 내에 본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작 업계에서는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국내에서 유력한 원매자가 눈에 띄지 않는데다 과도한 가격이 부담이다. 매각 실패시 지분 분할 매각 등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 공고를 내고 내달 13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KDB밸류제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 전량이다.

매각에 돌입한 대우건설 주식은 총 2억 1093만 1209주로 12일 주가(7130원) 기준 1조 5039억 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산업은행이 유상증자 등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투입했던 가격이 약 3조 2000억 원에 달했다는 점에서 보면 반토막난 수준이지만 현 가격에서만 매각해도 대어급이다.

현 시장가로 매각이 완료되면 산업은행은 1조 7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보게 된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대한 얹어 팔아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국내 업체들에게 대우건설 인수 의향을 묻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전달한 대우건설 매각 희망가는 주당 1만 원 선이다. 현 주가 대비 30% 넘는 몫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챙기겠다는 생각이다. 이 경우 총 가격은 2조 1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최저입찰가를 이 정도 수준에 산정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국내 굴지 기업들 사이에서도 2조 원 넘는 가격을 주고 대우건설 인수를 단행할 곳을 찾기 힘들 것이란 평이 많다. 종합건설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거론되는 몇몇 업체들도 고개를 젓고 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인수 의향을 받은 한 건설사 고위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2조 원 넘는 가격을 지출하고 인수하게 되면 기존 사업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며 "PMI(인수 후 통합) 전략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업체들에 기대를 걸어봐야 하지만 이 역시 장밋빛 전망만 내놓기는 어렵다. 국제 인수·합병(M&A) 시장의 '룰'을 봤을 때는 과도한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회사를 사가는 경우가 드물다.

더구나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 부문에 사업이 치중돼 있는 곳이다. 해외 업체들이 봤을 때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도한 손실을 보면서까지 대우건설을 저가에 팔게 되면 '헐값 시비'가 붙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우건설 입찰 실패시 산업은행이 지분 분할 매각을 선택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50.75% 지분 중 경영권 지분(33.34%)을 먼저 매각하고 나머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에 인수자 혹은 제3자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33.34% 지분 전량을 한 번에 매각하지 않더라도 경영권을 약속하고 일부 지분만 먼저 파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 과정에 BoA메릴린치와 공동 매각주간사를 맡은 미래에셋대우가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펀드를 직·간접적 구성하는 데 참여해 대우건설 지분을 사들이는 주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산업은행이 과거 대우건설에서부터 증권까지 다양한 거래를 이어오면서 특별한 관계 등이 거론돼 왔다"며 "이번 대우건설 매각에서도 주간사를 넘어서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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