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20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대선조선을 매물로 내놓기로 했지만 매각 실현 가능성은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실적이 문제다. 수년간 이어졌던 순손실 흐름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을 고려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 개선을 통한 변화가 아니란 점이 주목된다. 재무구조 역시 부실한 상태를 여전히 이어나가고 있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 공개매각을 결정하고 오는 23일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한 달여 가량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받고 이후 본계약을 거쳐 올해 내에 대선조선 매각을 완료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대선조선 입장에서는 2010년 자율협약에 돌입한 뒤 무려 7년 만에 제대로 된 주인을 맞을 채비에 나선 셈이다.
수출입은행이 대선조선 매각 방침을 정한 건 최근 실사를 거쳐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지난 몇 년간 중소조선사 구조조정 절차를 거쳐왔고, 올 들어서는 이들 조선사 실사에 잇따라 돌입했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등도 비슷한 시기 실사가 시작됐고 조만간 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선조선도 같은 경우로 그 결과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도 속살을 살펴볼 수 있는 재무와 실적 등 지표를 봤을 때는 대선조선이 이전과 확연한 변화를 이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다. 매출이 크게 줄었고 영업이익은 아직까지도 적자다. 순이익이 최근 몇 년 동안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영업활동 여건이 대폭 개선돼 비롯된 변화로 볼 수 없다. 일회성 요인으로 발생한 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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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조선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1180억 원대 매출과 67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7% 줄었고 39억 원대였던 영업손실이 보다 확대됐다. 2015년 158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보다 나아진 흐름으로 보이지만, 올해 역시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 적자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133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속된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새 순이익은 흑자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2015년까지만 해도 451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에는 158억 원대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50억 원대 순이익을 이어가며 한 해 농사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이어진 흑자는 영업활동 개선과 전혀 무관한 요인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순이익은 채권단 채무면제로 관련 이익이 대거 유입되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대선조선은 2016년 483억 원대 채무면제이익을 장부에 계상했다.
올해 순이익은 통화선도거래이익이란 일회성 수익이 발생한 덕분이다. 따라서 영업이익 적자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향후 발생 가능한 이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항목이다.
재무구조 역시 아직까지 나아진 게 없다. 대선조선은 올 6월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696억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2015년 말 -3904억 원, 지난해 -3746억 원이었던 자본잠식 규모가 올 들어 소폭 개선됐을 뿐이다. 이기간 누적 결손금이 5771억 원에 달한다.
수출입은행은 이에 대해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매각 구조를 짤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자본잠식 해소 방안을 매각 구조에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한 가지 방식을 특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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