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면세점, 인천공항 온라인면세점 진출 '신중 모드' T2 입점 중소·중견 3개사 모두 '보류'…추이 지켜본 뒤 재검토
노아름 기자공개 2017-11-01 08:39:52
이 기사는 2017년 10월 31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가 내년 하반기 구축할 온라인 통합구매 플랫폼(이하 '온라인면세점')을 두고 면세업계의 반응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참여 권고를 받은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불참 의사를 밝힐 수 있어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3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에스엠면세점, 엔타스듀티프리, 시티면세점 등 제2여객터미널(T2)에 입점하는 중소·중견사업자 3곳 모두 공항공사의 온라인면세점 사업 참여에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공항공사가 내년 11월을 목표로 온라인 서비스 관련 개발 등을 추진하는 만큼 중소·중견사업자는 일단 추이를 지켜본 뒤 향후 참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게 중론이다. 공항공사는 결제모듈 구축 등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2020년께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공항공사, 온라인면세점 사업 진출?…"일단 지켜보자"
공항공사는 최근 두 단계에 걸친 온라인면세점 사업계획을 제2여객터미널 입점 면세사업자(대기업 3사, 중소·중견 3사 등 6곳)에 설명했다. △매장 및 상품정보 제공, 상품예약 서비스 제공(1단계) △결제 서비스 포함 통합구매 서비스 제공(2단계) 등의 단계를 밟을 예정이다.
면세업계에서는 공항공사가 사실상 면세사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기 플랫폼 시스템 구축 비용은 공항공사가 부담한다는 입장이지만 공항공사가 만들게 되는 인터넷 사이트 중 상품 정보 제공 페이지에 '이벤트 보기' 등 배너를 삽입하게 되면 공항공사는 면세사업자에 광고비, 수수료 등을 수취할 명분을 얻게 된다.
공항공사는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우 자본력 차이 등을 감안해 사업체의 참여 의사를 존중키로 했다. 반면 대기업 사업자는 제2여객터미널 경쟁입찰 당시 사업제안서에 관련 내용이 포함돼 사실상 의무적으로 참여해야한다. 이에 따라 중소·중견사업자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초기 투자비를 예측하기 힘들 뿐더러 인도장 공간 마련에 따른 영업 타격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면세업계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3~4평(9.92~13.22㎡)의 인도장 공간이 따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량이 대기업 사업자들과는 다른 만큼 별도의 면세품 수령 공간을 넓게 확보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예약한 상품을 전달하기 위한 최소 공간은 확보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 승인받은 제2여객터미널 사업공간 내에서 3~4평의 공간을 따로 빼야한다. 이 공간에는 물건 진열을 못하게 돼 영업에도 일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때문에 이미 시내면세점 기반 사업을 진행 중인 에스엠면세점과 엔타스 등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에스엠면세점 관계자는 "사업 면적이 넓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픽업데스크를 설치하게 된다면 공간에 대한 투자 비용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일단 개장 시점에는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구성을 하고 향후 추이에 따라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라고 말했다.
엔타스듀티프리 관계자 역시 "지난주 금요일에 관련 회의를 진행해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 놓을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신촌동 민자역사에 시내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시티면세점 또한 불참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티면세점의 경우 온라인면세점 및 인도장(제1여객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경쟁사와는 달리 인터넷몰 시스템 구축비가 필요한 상태다.
시티면세점 관계자는 "내년 3분기쯤 시내면세점을 오픈하며 자체적으로 온라인면세점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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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입점사와 협의 지속"…관세청 허가 등 절차 남아
면세업계 일각에서는 관세법 개정 혹은 관세청의 허가가 필요한 만큼 공항공사의 사업이 실제 구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세법상 면세물품에 대한 인도방법 결정은 관세청장의 고유 권한이다. 관세법 시행령 제213조 2항에 따르면 관세청장은 보세판매장에서의 판매방법, 구매자에 대한 인도방법 등을 정할 수 있다. 현재는 시내면세점 혹은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물건은 보세특허 구역인 출국장 인도장에서 수령하도록 돼 있다.
공항공사는 입점사와 논의를 거쳐 사업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내년 말 목표로 온라인 서비스 제공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그 시기와 형태는 논의 중"이라며 "공사에서 검토하고 있는 면세점 온라인 서비스는 공항 입점 오프라인 면세점의 보조적인 채널이며, 인천공항 오프라인 면세점의 매장·상품 안내 및 정보제공, 상품예약 등의 서비스가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관련 법령 및 규정 상 공사가 직접적으로 면세점을 운영할 수 없다"며 "온라인 서비스는 공항 입점 면세점 운영사업자와 협업을 기반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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