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직면 'CJ헬스케어' 매각 수순 혁신성 없는 사업 구조…이 회장 계열사 교통정리 차원
이석준 기자공개 2017-11-03 15:14:09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3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CJ헬스케어(제약 계열사) 매각을 추진한다. 성사되면 CJ그룹은 34년 만에 제약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제품 및 R&D 라인업을 따져봤을 때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J헬스케어는 그간 실적은 양호했지만 R&D 혁신성 부문은 뛰어나지 않아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많았다.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CJ헬스케어를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다음주 주요 투자자에 투자설명서(IM)를 발송할 예정이다. CJ헬스케어는 1984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로 사업을 시작해 2014년 4월 CJ그룹 제약 전문 계열사로 출범했다. 모회사 CJ제일제당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CJ헬스케어는 표면적으로는 알짜 회사다. 홀로서기 첫해 3000억 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3년차인 지난해 5000억 원 돌파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 초반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문의약품(ETC) 사업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속사정은 다르다. 한계가 명확한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리딩 품목은 2014년 내놓은 고혈압 복합제 '엑스원'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연간 2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개량 신약이 출시되고 있지만 국내용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적을 위해서는 영업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미래 먹거리인 R&D 파이프라인은 여럿 가동중이지만 혁신적이지 않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CJ-12420', 만성 변비·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 'CJ-14199', 류머티스 관절염치료제 'JAK Inhibitor' 등이 대표적인데 이미 시장에 대체할 약품(글로벌제약사)이 많다.
대체 약물이 있는 시장은 혁신 신약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 아직 무주공산 시장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삼성 그룹이 뛰어든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뜻이다. CJ-12420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 등이 관련 시장을 굳건히 잡고 있다. 대표 R&D 후보물질인 CJ-12420의 경우 같은 기전(P-CAB) 약이 이미 일본 다케다제약에서 개발되고 출시된 상태다. 한미약품의 경우 세계 두개 뿐인 내성잡는 폐암약(제품명 올리타)을 개발했지만 유일한 경쟁자 타그리소에 밀리고 있다.
업계는 CJ그룹이 계열사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적 호조 등으로 CJ헬스케어 몸값이 어느정도 형성된 만큼 매각 자금을 다른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의도다. CJ헬스케어 시장 가치는 1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R&D 파이프라인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면 의외로 몸값은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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