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케미칼, 사외이사 왜 갑자기 늘었나 법원지정 사외이사 겸 감사 추가 선임, 공개매수 난항 예고
김병윤 기자공개 2017-11-09 08:30:42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8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레이케미칼의 사외이사 비율이 처음으로 이사회의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 법원에서 지정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이 추가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지난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 건이 소액주주의 반대에 부딪힌 결과다. 소액주주가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어 도레이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도레이케미칼의 공개매수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지난 7일 도레이케미칼은 최규윤·김선종·박현상 등 3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도레이케미칼의 총 사외이사는 6명이다. 총 이사(11명) 중 사외이사 비중은 54.5%다. 도레이케미칼의 사외이사 수가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법상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는 총 이사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올 6월 말 기준 도레이케미칼의 총자산은 7696억 원이다. 도레이케미칼은 법적 요건에 해당되지 않지만 사외이사 수를 늘렸다.
사외이사 제도는 외환위기 후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투자자의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됐다. 이 때문에 도레이케미칼의 사외이사 수가 늘어난 것은 지배구조의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도레이케미칼의 사외이사 수가 늘어난 것은 경영의 투명성과는 거리가 멀다. 소액주주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반대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지난 6월 20일 도레이케미칼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사(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선임의 건 등 4개 안건은 가결됐다. 반면 신규 사이외사 3명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려던 건은 소액주주의 반대로 부결됐다.
도레이케미칼은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일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을 신청했다. 그 결과 3명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이 새로이 추가됐다. 사외이사 수가 3명에서 6명으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도레이케미칼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감사 선임안에 반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레이케미칼의 최대주주는 도레이첨단소재다. 올 6월 말 기준 발행주식의 90.48%(4195만 6060주)를 보유하고 있다. 도레이케미칼의 자사주까지 합하면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90.59%다. 절대적인 의결권을 보유한 셈이다.
하지만 '3%룰'에 의해서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소액주주(지분율 6.6%)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3%룰은 상장사의 감사·감사위원 선임 때 지배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지배구조 분석기관 관계자는 "감사위원은 경영진을 감시하고 이사회 소집도 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며 "감사위원의 부결 건은 소액주주의 경영 참여의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레이케미칼의 주주행동에 불이 붙게 된 계기는 공개매수다. 도레이첨단소재는 도레이케미칼(옛 웅진케미칼)을 인수한 이듬해 두 차례에 걸쳐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일부 소액주주가 응하지 않으면서 공개매수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당시 소액주주 사이에서 임시주주총회 요구와 소송 등을 벌이겠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도레이케미칼이 공개매수를 추진했지만 소액주주의 반대로 실패했다"며 "아직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소액주주의 반대 의사가 뚜렷한 만큼 공개매수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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