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 투자, 실적 부진' 호텔롯데, AA+ 등급 위태 [Rating Watch]적자 전환, 과중한 투자부담 지속…하향 트리거 충족, 등급 강등 위험
강우석 기자공개 2017-11-30 13:56:15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9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AA+, 부정적) 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금창출력 대비 과도한 투자부담이 지속되면서 재무개선 여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3분기 들어선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됐다. 크레딧 시장에서는 호텔롯데의 신용도 강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영업손실 전환, 면세·호텔부문 부진…과도한 투자 지속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연결 기준)은 4조 7499억 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5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6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77% 감소했다.
면세사업부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은 350억 원이다. 2분기까지 벌어들인 액수가 2867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석 달 사이 약 2500억 원의 적자를 거둔 셈이다. 호텔사업부 역시 94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손실폭을 2배 넘게 키웠다.
판매관리비도 한 몫했다. 매출액은 2% 감소했으나 판관비가 전년 대비 13% 늘어나면서 손실을 거두게됐다. 한 해 사이 판촉비(3.76%포인트)와 임차료(1.40%포인트)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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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여파에도 투자엔 보다 과감해졌다. 올 4월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개장한 데 이어 9월에는 미얀마와 러시아에서 호텔을 열었다. 최근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비즈니스센터 인수를 위해 현대중공업과 협상도 시작했다. 롯데렌탈과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인수한 2015년 이후 이러한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차입금 부담이 여전한 것은 이 때문이다.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2조 9140억 원이다. 이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약 47%(1조 3865억 원)에 달한다. 순차입금 규모는 올 1분기(3조 1195억 원)보다 1조 원 가량 줄어들었지만 과중하다는 평가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호텔롯데의 차입금은 최근 3년 사이 약 2.9배 가량 늘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호텔과 면세 사업의 경우 계절적 특성 상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호텔롯데의 경우 사업 부진 속에도 투자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 재무지표, 등급하향 기준 3년 째 충족…신평업계 "등급 하락 시간문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올 6월 호텔롯데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현재 재무상태가 지속될 경우 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경고장을 던진 셈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당시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투자로 차입 부담이 늘어난 반면 현금창출력은 악화됐고 상장 재추진도 지연되고 있다"라며 "사업경쟁력이 현재처럼 저하될 경우 신용등급의 하향압력은 증가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지표 상으로는 등급이 당장 하락해도 어색하지 않다. 호텔롯데는 2015년 이후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한 등급 하향트리거에 진입해있다. 공교롭게도 2015년 이후 대규모 투자가 늘어나면서 신평사들이 제시한 기준치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회사 재무상태가 등급 하향 트리거에 진입한 경우 신평사들은 등급 조정 여부를 검토한다"라며 "호텔롯데의 경우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지켜본 편이지만 개선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호텔롯데의 턴어라운드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 간 외교가 해빙 국면을 맞이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롯데그룹에서의 숙박과 쇼핑을 여전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사업부는 회사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다.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7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실적 부진 속에 기업공개(IPO)도 어려워져 대규모 자금 확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실적·차입금·IPO 보류 이슈 등을 종합하면 호텔롯데의 신용도 강등 가능성이 크다"라며 "2017년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대략 추산되는대로 선제적으로 등급을 낮추는 신평사가 나올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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