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고객 확보한 NH증권, 승부수는 [2018 WM 전략] 김재준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
이효범 기자/ 김현동 기자공개 2017-12-13 08:19:38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1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고객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건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로 매번 수익을 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손해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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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올해 주식거래 수수료를 평생 안받는 이벤트로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그동안 타 증권사에서도 일정기간 동안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실시하긴 했지만 평생 동안 이벤트를 적용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 들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던 디지털 고객 때문에 내부에서는 한때 비상이 걸렸다. 경영진들이 머리를 맞대 디지털 고객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찾은 방안이 이번 이벤트였다. 다른 증권사의 비난이 예상됐지만 경영진들은 이를 강행했다.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 대박...1조 유입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내부적으로는 고객들의 자금이 2000억~3000억원만 늘어나도 성공적이라는 평가였다. 그런데 예상을 뛰어넘어 이벤트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74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벤트 마감 후 10년 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전환했지만 3000억 원을 넘는 자금이 추가로 유입됐다.
김 대표는 "최근까지 6만3000여명의 고객들에게서 1조800억원의 자금이 들어올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며 "앞으로 이 고객들들을 충성 고객으로 바꾸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손해보지 않는 투자다. 은행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동시에 은행처럼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게 장기적으로 증권사와 고객이 상생하는 길이라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그가 생각하는 묘수는 QV포트폴리오다. QV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성과보수를 받는 수익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QV포트폴리오는 WM리서치부가 고객에게 제시하는 모델 포트폴리오다. 공격투자형·적극투자형·위험중립형 등으로 유형을 나눠 고객들의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김 대표는 "서비스를 제공받은 고객들에게 10%의 수익이 발생하면 그에 상응하는 성과보수를 받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수익이 난다면 고객들도 성과보수를 내는데 동의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NH투자증권은 더불어 수수료 평생 무료 고객을 비롯한 비대면고객들에게 한층 더 나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20여 명의 인력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고객들이 한층 손쉽게 서비스를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모바일에 모든게 집약되는 시대"라며 "고객들이 더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다시 만들고 있다"며 "연금, ISA, 나무 등을 모두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에 설치한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WM 사업부 경상이익 850억 초과달성...금융상품 수수료 증가
김 대표의 이같은 구상은 궁극적으로 WM사업부의 수익구조를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WM사업부는 올해 경상이익 목표치였던 850억 원을 초과 달성했다. 위탁매매수수료는 감소했지만 금융상품 판매수수료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브라질채권과 펀드판매가 늘어난 게 실적 향상에 주 요인이었다.
김 대표는 "올해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목표치 대비 20% 하회했다"며 "그런데도 WM사업부의 경상이익이 늘었다는 건 큰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에도 위탁매매수수료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상품을 더 많이 판매하고, 고객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게 내년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줄곧 위탁매매수수료를 중심으로 한 수익구조에서 탈피하고, 자산관리서비스를 바탕으로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를 늘리는 쪽으로 수익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김 대표는 "주식시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연중 9개월은 보합 내지 하락세고, 시장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기간은 3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며 "위탁매매수수료에 의존하던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금융상품 판매수익을 늘리는 쪽으로 변신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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