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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문화, 설립 출연자 '국세청 공시' 혼선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대교그룹]③㈜대교 등 주력 계열사서 '강영중 회장' 1인 기부로…창립자 불명확

길진홍 기자공개 2017-12-13 08:53:50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1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교문화재단이 공시 서류에 설립 출연자를 해마다 다르게 기재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수년 전 다수 그룹 계열사가 초기 설립 자금을 출연한 것으로 밝혔으나 최근 최초 출연자가 오너인 강영중 회장 1인으로 변경됐다. 설립 출연자가 아예 없는 것으로 기재된 해도 적지 않았다.

대교 브랜드

대교문화재단은 2016년 국세청에 제출한 출연자 및 이사 등 주요 구성원 현황 명세서에 설립 출연자를 강영중 회장으로 기재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설립 당시 예적금 4억 원을 출연했다. 그 해 ㈜대교와 명성교회가 각각 5억 1936만 원, 5억 4000만 원을 기부했다.

2016년 12월 현재 대교문화재단의 자산은 약 300억 원이다. 공시 자료를 기초로 해석하면 강 회장 출연을 시작으로 자산을 불린 셈이 된다. 강 회장의 사재 출연금을 밑천으로 주력 계열사와 외부 기부가 잇따르면서 외형이 확대됐다. 강 회장은 사재출연과 별도로 해마다 재단 기부 행렬에도 동참했다.

대교 설립 출연자
<자료: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올라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시 재단 설립 출연자 목록에는 강 회장이 포함돼 있지 않다. ㈜대교, ㈜대교홀딩스, 대교유통, 대교컴퓨터 등의 계열사가 초기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교가 현금과 주식 등 123억 원을 설립 자금으로 기부했으며 ㈜대교홀딩스 등이 추가로 자금을 보탰다. 그 해 강영중 회장은 출연금이 2000만 원에 그쳤다.

2008년 자산 구성은 주식 148억 원, 금융자산 110억 원으로 이뤄져 있다. 계열사 출연으로 취득한 ㈜대교 등의 주식과 현금성자산이 장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16년 설립 출연자가 강 회장으로 바뀌면서 이 같은 계열사 기부 내역은 공시에서 사라졌다. 재단 설립의 주체가 9년 만에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공시 오류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교문화재단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설립 출연자를 기재하지 않았다. 공시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설립 출연자 자체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단의 경우 최초 설립 출연자가 분명하고, 연간 기부와 달리 고정적으로 변동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공시 기재 오류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재단 회계처리 기준 변경 등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교문화재단은 1991년 문을 열었다.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단 정관과 회계 기준 등을 적용했다. 재단 회계 규정이 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2011년부터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했다. 유가증권(기본재산)의 취득원가에 의한 평가와 결산상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인식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교문화재단은 ㈜대교, ㈜대교홀딩스, 크리스탈원 등의 주식을 기본재산으로 편입해두고 있으며, 취득원가로 평가했다. 다만 설립 출연자 현황의 경우 주식 취득원가 평가 방식 변경과 큰 연관이 없다.

대교그룹은 이에 대해 2008년과 2016년 각 시점별로 공시가 잘못돼 국세청에 수정 요청을 해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립 당시 ㈜대교에서 3억 원을 비롯해 총 4억 원이 모집됐으며 이후 계열사 등 기부로 자산이 불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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