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이어 재단살림 총괄…창업정신 잇는 박춘희 회장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대명그룹]①17년간 지휘봉, 2013년 이후 이사진 확충·운영체계화
노아름 기자공개 2018-01-02 08:56:05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5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故) 서홍송 대명그룹 창업회장이 어머니의 호를 따 설립한 근화재단의 지휘봉은 현재 서 창업회장의 부인 박춘희 회장(사진)이 들고 있다. 박 회장은 서 창업회장 별세 이후 줄곧 이사장에 올라있다. 지주회사 대명홀딩스를 통해 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박 회장이 창업정신이 깃든 공익재단의 살림 또한 총괄하고 있는 모습이다.1979년 당시 27살의 나이에 대명주택을 설립한 서 창업회장은 이후 약 10년 간 사세 확장을 위해 숨가쁜 나날을 보냈다. 동원토건 인수(1986년), 대명레저산업 설립(1987년), 설악콘도 개관(1990년) 등 레저·리조트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토를 넓혔다.
어느 정도 그룹의 기틀을 닦았다고 생각했을 무렵 서 창업회장은 사회환원 의지를 구체화했다. 평소 입버릇처럼 말했던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해 사업을 키우지는 않겠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서 창업회장은 1991년 현금 3억 원을 출연해 사회복지법인 근화재단을 설립했다. 공익재단의 명칭인 '근화'는 서 창업회장의 어머니 고(故) 김수강 여사의 호를 땄다.
지난해 말 기준 대명그룹 복지재단의 자산은 13억 원이며 고유목적(공익)사업비는 연간 6억 원 상당이다. 여타 그룹사에 비해 자산 총액이나 목적사업 규모가 크지 않지만 대명그룹은 공익사업의 범위를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은 채 사회공헌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명리조트 각 사업장 인근의 고등학생 71명에게 총 8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청소년 시설 정기지원, 어린이집 일회성 후원 등을 포함한 지난해 공익사업 규모는 6억 3200만 원이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명복지재단의 고유목적사업 수혜인원은 8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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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이 이사장에 오른 이후 공익재단의 간판이 바꿔 달리기도 했다. 사회복지법인의 상징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대명그룹은 2003년 2월 기존 근화재단이었던 공익재단의 명칭을 대명복지재단으로 변경했다.
대명복지재단은 이후 이사진을 확충하며 운영을 체계화했다. 2012년에는 박 회장이 이사진 명단에 유일하게 올라 있었던 반면 2013년부터는 김삼재 사무국장을 비롯 8명의 비상임·상임이사 등이 등재됐다. 이후 큰 폭의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대명그룹 계열사 벽송삼림업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현재 73세 고령임에도 대명코퍼레이션의 등기임원으로서 상근감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상임이사로서 공익재단의 실무를 도맡아 관리하고 있다.
한편 박 회장은 서 창업회장이 별세한 이후 대명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주목받는다. 보유 지분을 토대로 탄탄한 오너십을 구축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선대회장의 창업정신이 깃든 공익재단 역시 수년째 놓지 않으면서 창업회장의 유지를 잇고 있다.
현재 대명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박 회장이 올라있다. 대명홀딩스에 대한 박 회장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78.09%이며 이 중 박 회장은 38.1%의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다. 장남 서준혁 대명코퍼레이션 사장과 장녀 서경선 대명레저산업 부사장이 계열사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만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인물은 박 회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명그룹은 대명코퍼레이션, 대명레저산업 등 주력 사업회사를 통해 22곳의 국내외 법인을 수직계열화하고 있다. 대명그룹은 대명복지재단을 통해 공익사업 창구를 일원화 했는데 복지재단이 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는 아니다.
대명그룹 관계자는 "공익재단은 사회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맞춤형 복지를 지원하기 위해 저소득가정의 생계비를 보조하고 다문화 가정 자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심장병·백혈병 등 의료비 후원사업 역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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