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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준비하는 도화, 지분 증여 활발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⑤제왕적 오너십과 거리,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이상균 기자공개 2018-01-02 08:55:23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0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화엔지니어링(이하 도화)은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이 여느 국내 기업과 다르다. 곽영필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지만 일반적인 기업 오너 체제와 대조를 이룬다.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보다 이사회를 거치는 합의체 운영을 선호한다.

심지어 곽 회장은 사내이사에 등재돼 있지도 않다. 곽 회장을 비롯해 동업자들도 지분을 다수 확보하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지 않았다. 30년을 함께 해온 이들은 자신의 친인척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며 도화의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30년간 인력 구조조정 없어

곽 회장은 1979년 도화를 인수하면서 서울시 건설부 출신 후배 유재소, 김영윤, 정조화 등을 불러들였다.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곽 회장과 이들은 선후배와 직장 동료 관계를 넘어 사실상 동업자의 관계를 이어갔다. 도화가 엔지니어링업계 1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이견이 생길 수 있지만 그동안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지 않았다. 곽 회장의 지분율이 19.5%에 불과하고 다수 임원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뜻밖이다.

도화의 이 같은 문화는 선대 김해림 회장 때부터 형성됐다. 도화(都和)란 사명은 고을 '도'에 화할 '화'를 쓴다. 핵심 가치를 ‘사람이 먼저인 인본', ‘마음을 모으는 화합',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창의'로 설정했다. 사람과 화합을 중시하는 문화 덕분에 경영권 분쟁은 물론,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감축을 추진하지 않았다.

엔지니어링업계 관계자는 "도화는 오랜 기간 근무한 엔지니어들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1위를 고수해오고 있다"며 "인적 자원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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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엔지니어링 지배구조

곽 회장은 도화의 최대주주이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 사내이사에 등재돼 있지도 않다. 1990년 회장 취임과 동시에 유재소 사장에게 경영을 맡긴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고히 유지되고 있다. 상당수 중요 사안은 사내 이사 5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곽 회장은 건화와 경화엔지니어링도 특수 관계인을 포함해 최대주주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 엔지니어링업계 관계자는 "도화는 지배구조가 안정됐고 서로를 인정하고 화합하는 문화 덕분에 업계 1위에 등극했다"며 "경쟁사들이 빈번한 최대주주 변경과 경영권 분쟁 등을 겪은 것과 비교된다"고 평했다.

◇경영진 자녀들도 지분 다수 보유

곽 회장을 비롯한 동업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이제 도화는 새로운 전환기에 돌입했다. 본격적인 2세 승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곽 회장의 지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예상할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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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곽 회장은 장남 곽준상 대표에게 지분을 넘겨주고 있다. 지난 7일 곽 회장은 자신의 주식 100만주를 장남인 곽준상 대표에게 증여했다. 이날 도화 종가가 5150원인 것을 감안하면 51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거래 이후 곽 대표 지분율은 2.15%에서 5.12%로 증가했고 곽 회장 지분율은 22.46%에서 19.5%로 감소했다.

현재 추세라면 곽 대표가 최대주주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지만 급격한 변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대주주 중심의 독단적인 경영권 행사 보다는 현재처럼 전문경영인 체제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미 도화는 곽 대표를 비롯해 오세항 회장, 박승우 사장, 노진명 사장 등 4인 대표 체제가 구축돼 있다.

2세 승계는 곽 회장뿐만 아니라 동업자들도 준비 중이다. 오 회장은 지난 4일 자신이 보유한 도화 주식 60만 주를 친인척인 오승연, 권현정, 정준에게 각각 20만주씩 증여했다. 이날 종가 5240원을 적용할 경우 31억 원 규모다. 오 회장 지분율은 5.02%에서 3.24%로 줄어들었다.

이번에 증여한 3명을 포함해 오 회장과 특수 관계인으로 엮여 있는 주주는 7명에 달한다. 오승연(0.68%), 권현정(0.64%), 정준(0.76%), 오승임(0.16%), 오현석(0.09%), 김옥남(0.09%), 어재혁(0.11%)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도화 상장 이후 장내매수로 주식을 확보했다가 2013년 2월 무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크게 늘렸다.

오 회장뿐만 아니라 경영진 다수가 2세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이 워낙 많다보니 도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율이 26.51%에 불과할 정도다. 이 때문에 도화는 지난 9월 자기주식 66만 4820주 처분했다. 주식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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