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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MBK, 거래 성사 핵심 '가격' [돌아온 윤석금 코웨이 도전]⑥접점찾기 관건…협상 순탄하면 극적 타결도 열려있어

김일문 기자공개 2017-12-28 10:12:10

[편집자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웨이 인수를 공식 선언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코웨이를 매각한 지 5년 여만이다. 샐러리맨 신화에서 법정관리 신청과 졸업에 이르기까지 격랑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내몰렸던 윤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코웨이 M&A로 또 다시 이슈의 중심으로 등장한 웅진그룹과 윤 회장의 행보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를 공식화 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거래 성사 가능성으로 쏠린다. MBK파트너스는 당장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분위기지만 가격 협상이 순탄하게 흘러갈 경우 웅진그룹에 되 팔릴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한 코웨이의 시가총액은 약 7조 5000억 원이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 26%의 가치는 2조 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한 코웨이 전체 거래 가격은 최대 3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MBK파트너스는 두 번의 채무재조정을 통해 투자 원금은 이미 회수한 상태다. 올해 4월 코웨이를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차입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원금을 확보했다. 이후 지분 5%의 블럭딜을 단행해 3700억 원을 추가로 회수했다. 만일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엑시트에 성공하면 SPC의 인수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오롯이 투자 수익으로 쌓일 전망이다.

물론 투자 원금을 확보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싼 가격에 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모든 거래에서 그렇듯 매각측은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물을 팔려고 하기 마련이다. 특히 엑시트가 급하지 않아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서 매각을 타진할 수 있다는 점은 MBK파트너스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만 코웨이에게 온전한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대전제는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MBK파트너스도 원매자를 마냥 느긋하게 기다릴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한 차례 코웨이 매각을 타진했다가 실패했다는 사실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대형 매물인 코웨이를 인수할 만한 원매자를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코웨이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국내 대기업인 CJ그룹이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과 컨소시엄을 맺고 코웨이 인수를 추진했으나 의미 있는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부재속에 렌탈사업에 대한 확신을 내리고 인수를 밀어붙이기 어려웠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더는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코웨이의 새 주인 찾기는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시장에서도 코웨이의 인수자 찾기가 쉽지 않다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한 회사임에는 분명하지만 덩치가 너무 커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생활가전 렌탈 선도업체로서의 입지와 실적 등을 놓고 봤을 때 코웨이가 매력적인 회사임에는 분명하지만 수 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인수 가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코웨이 인수에 선뜻 나서겠다는 곳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이 이미 렌탈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거나 기존 업체를 인수한 점도 코웨이 M&A에 걸림돌이다. SK그룹은 과거 동양매직(현 SK매직) 인수를 통해 렌탈업에 뛰어들었고, 현대백화점 그룹은 자체 법인을 설립해 독자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따라서 MBK파트너스입장에서는 경업금지 해제와 함께 코웨이 인수를 공식화 한 웅진과 협상에 나설 명분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직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코웨이=웅진'이라는 등식이 남아있을 정도로 브랜드 로얄티가 확실하고, 새 주인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코웨이 직원들도 윤석금 회장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코웨이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하더라도 결국 협상을 관통하는 핵심 이슈는 거래 가격이다. 양측이 만족할 만한 선에서 숫자를 조율하지 못한다면 거래는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웅진 입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부르는 대로 코웨이 인수대금을 치르기 만무하고,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도 최대한 매각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냥 고자세로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결국 이번 딜은 양측의 팽팽한 가격 싸움이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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