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B·페퍼저축은행, 타이트한 자본정책…왜? [저축은행경영분석]업계평균 하회한 8~9%대 유지…영미계 금융사 자본효율성 중시 영향
원충희 기자공개 2018-01-05 09:42:0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4일 15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SB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타이트한 자본정책으로 유명하다. 자산 1조 원 이상 대형저축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을 두 자릿수로 가져가는데 비해 OSB·페퍼저축은행은 8~9%대에 맞추고 있다. 이는 자본효율성을 중시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성향 때문이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BIS비율 평균은 14.73%,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은 12.4%다. 이 가운데 OSB와 페퍼는 각각 9.32%, 8.48%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감독기준상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은 8% 이상을 유지하면 되지만 당국의 주문에 따라 두 자릿수로 가져가는 게 보통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OSB와 페퍼의 BIS비율은 유독 눈에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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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도 타이트하게 진행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출범 직후인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50억 원, 2014년에도 두 차례 걸쳐 총 50억 원, 2015년에는 4차례 걸쳐 총 130억 원, 2016년에도 4차례에 걸쳐 총 255억 원을 증자했다. 지난해 12월에도 60억 원을 증자했다. 회당 평균 50억~60억 원 정도다.
건당 수백억 원대 증자를 단행한 타 저축은행에 비하면 페퍼는 외형대비 유증규모가 작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16년 1월 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앞서 2015년 3월에는 500억 원, 6월 450억 원을 수혈 받았다. JT친애저축은행 역시 지난 2016년 6월 28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페퍼저축은행이 소액다건 형태로 자본확충을 하는 까닭은 모회사 호주 페퍼그룹의 자본정책에 따른 것이다.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는 지난 3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 번에 수백억씩 증자하는 국내 저축은행과 달리 페퍼그룹은 필요한 만큼만 그때그때 자본을 지원해주고 있다"며 "이는 자본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영미계 금융사들의 기본적인 경영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 사모펀드 KKR이 페퍼그룹 지분 52%를 인수함에 따라 대주주가 바뀌었지만 경영진은 변화 없다"며 "자본정책은 앞으로도 타이트하게 운용될 것으로 보여 향후 자본대비 자산규모가 많다 싶으면 대출채권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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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B저축은행 또한 마찬가지다. 일본 오릭스 코퍼레이션이 지분 76.8%를 갖고 있어 일본계로 분류되지만 옛 제일은행 출신 임원들로 인해 경영문화는 미국식에 더 가깝다. 현재 OSB저축은행의 주축 멤버들은 뉴브리지 캐피탈이 제일은행의 대주주였던 시절 근무한 인사들이다.
OSB저축은행 관계자는 "오릭스는 물론 지분 23.2%를 갖고 있는 미국계 주주들은 CEO 성과평가시 ROE(자기자본순익률) 등 자본효율성 지표를 중요하게 본다"며 "BIS비율이 감독기준(8% 이상)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건 다른 관점으로 보면 자본과잉, 즉 자본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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