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자전거에 꽂힌' 영원무역, 수익 개선 '시험대' [변혁기 의류 OEM 분석]②할인율 증가·시너지 미비…독일·호주 브랜드 잇단 인수로 대응

노아름 기자공개 2018-01-08 08:23:00

[편집자주]

섬유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를 일군 씨앗이다. 옷과 신발을 직수출하는 업태는 변화를 거듭했지만 여전히 수출 경제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옷을 만들던 작은 공장들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의류 OEM사'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상표가 없는 OEM업체는 외형에 밀려 그동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단순 하청을 넘어 종합의류기업 등 변신을 꿈꾸는 숨은 주역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4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태동한 영원무역그룹이 새롭게 진출한 자전거용품 시장에서 영업 손실을 보고 있다. 파트너사 중 한 곳이었던 스캇 코퍼레이션(이하 '스캇')을 인수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했지만 수익성을 본궤도에 올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캇의 손실 누적으로 인해 영원무역그룹 실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영원무역그룹은 해외 각지에서 인수한 자전거업체와 시너지 효과를 도모해 올해 스캇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캇이 손실을 누적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영원무역그룹이 자전거 시장의 업황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자전거 시장은 전동휠·킥보드·스쿠터 등 스마트 모빌리티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스캇은 전통 자전거에 주력하는 기존 포트폴리오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스캇 브랜드는 레저용 자전거인 MTB와 로드 바이크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실적 부진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스캇은 2016년 28억 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스캇이 기록한 순손실은 34억 원으로 집계됐다. 경쟁사의 제품 공급이 늘며 스캇 주력 브랜드의 할인 판매가 지속된 결과다.

영원무역그룹은 스위스에 기반을 둔 자전거용품업체 스캇(Scott Sports SA)과 합작해 2011년 7월 스캇노스아시아(Scott North Asia)를 설립했다. 같은 해 9월 부산 해운대에 물류창고를 마련하며 스캇의 국내 시장 진출 기반을 닦았다. 영원무역그룹이 본격적으로 관련 법인의 경영권 확보에 나선 시점은 2013년이다.

2013년 7월 지분 20%(250만 주)를 한 차례 취득한 뒤 2015년 3월 추가로 30.01%(375만 1250주)를 사들였다. 영원무역이 스캇 코퍼레이션의 지분 과반을 매입하는 데 들인 금액은 총 1545억 원(1억 4000만 달러)이다.

이후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업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영원무역그룹은 스캇 코퍼레이션을 통해 독일과 호주 등의 현지법인을 인수하거나 신규 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존 OEM 방식에 주력했던 것과는 달리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영역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했다.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지분을 인수하거나 신규 설립한 법인은 총 5개다. 이 중 대표적인 업체가 베르가몬트(BERGAMONT FV GmbH)와 셰퍼드(Sheppard Cycles) 등이다. 각각의 법인은 독일과 오세아니아(호주·뉴질랜드)에 거점을 두고 있다. 전기자전거 등 스캇의 비주력 분야를 베르가몬트 등을 통해 공략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스캇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지 않는다면 영원무역그룹의 재무적 부담 또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원무역은 스캇에 1만 달러(한화 약 1000만 원), 1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1000만 원) 등 총 2000만 원을 장기 대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900억 원 규모의 채무보증 또한 결정했다. 영원무역은 계열사인 스캇(SCOTT Sports SA)에 대해 902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지난해 11월 공시했다. 채무보증 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6.55%이다.

영원무역그룹은 스캇이 매출의 약 75% 이상을 내고 있는 유럽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해 2018년에는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 자전거 브랜드들의 공급 초과로 할인판매가 많았다"며 "독일 및 오세아니아 등 최근 인수한 자전거 회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 올해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스캇 최근 3개년 실적 증감추이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