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증자 현대중공업, 수수료는 고작 '40bp' [IB 수수료 점검]주가 회복·실권 가능성 낮아…작년 삼성重 저가 수수료 재현
이길용 기자공개 2018-01-05 16:13:48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4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증자를 실시하는 현대중공업이 짠물 수수료로 빈축을 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 등 투심을 회복하는 조치들을 함께 발표하면서 증자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이로 인해 저가 수수료를 제시했지만 증권사들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조 단위 증자를 실시하며 40bp 수수료만 줬던 삼성중공업 사례가 재현됐다는 지적이다.현대중공업은 1조 2875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신주 발행가를 확정한 이후 3월까지 증자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선정됐다. 인수단으로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포함됐다.
현대중공업은 주관사와 인수단에 인수 수수료 40bp를 배정했다. 실권 수수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예정된 증자 규모에 40bp를 적용하면 주관사와 인수단이 받는 수수료는 51억 5000만 원이 그친다. 조 단위 딜이지만 수수료 수준은 너무 박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증자 발표 후 시장에 충격을 줬지만 이내 주가가 회복됐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도 조 단위 증자를 발표하면서 조선업 투심 자체가 악화되면서 주가가 10만 원 아래로 하락했다.
이후 주가는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 모회사인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오일뱅크 IPO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증자 발표와 함께 증자 참여를 선언해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게다가 조선사들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5배 수준에 그치고 있어 역사상 저점에 해당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조선사 중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현대중공업에 투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
조 단위 증자 발표 이후에도 주가가 회복되면서 주관사와 인수단은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저가 수수료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실권 발생 가능성도 낮아 실권 수수료도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11월 1조 1409억 원의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했던 삼성중공업도 당시 실권 수수료 없이 인수 수수료만 40bp를 배정해 빈축을 샀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5월까지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 할 방침이다. 2016년에는 주가가 1만 원을 웃돌아 증자 성공 가능성이 높았으나 현재는 7500원 수준에서 주가가 횡보하고 있어 액면가로 증자 신주 발행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주가가 액면가를 훌쩍 넘는 현대중공업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액면가 발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수수료를 책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딜은 실권 가능성이 낮아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달려들다보니 수수료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딜 규모는 크지만 수입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