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리더는]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컴백' 가능할까조기통합 이끈 '정통 외환맨', 우직한 리더십 강점
안경주 기자공개 2018-01-18 11:31:39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7일 09: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를 이끌 차기 회장 후보 자리를 놓고 김정태 회장과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사장이 경쟁하게 됐다. 김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른바 '이헌재 사단'으로 알려진 최 전 사장이 대항마로 나선 모양새다.하지만 김한조 전 행장(사진) 역시 조직 내에서 직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후보로 선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금융당국의 권고사안인 유효경쟁체제를 갖추고 외환은행 출신 직원을 달래기 위한 차원에서 김 전 행장을 숏리스트에 포함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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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후보군 중 이슈의 비중만 고려하면 김 전 행장이 하나금융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피인수 은행 출신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정통 외환맨'으로 직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마지막 외환은행장으로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을 이끌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전 행장은 치기 회장 인선에서 유력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됐던 인사"라며 "회추위가 인터뷰를 진행한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등을 제외하고 김 전 행장을 최종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전 행장은 1956년생으로 경북 안동 출신이다. 경희고, 연세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지점에서 행원시절을 보내고 2000년 종합금융부를 거쳐 2002년 중소기업지원 실장에 임명됐다. 기업마케팅 부장과 강남기업영업본부 영업본부장을 거쳐 외환은행의 기업사업그룹 부행장보를 맡았다. 이후 외환캐피탈 사장으로 자리을 옮겼지만 김정태 회장이 2014년 3월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위한 구원투수로 발탁, 외환은행장으로 깜짝 선임됐다. 통합하나은행 출범 이후 지난 2016년까지 하나금융 부회장으로 일한 후 현재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통 외환맨인 김 전 행장은 조기통합을 추진하면서 당시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뚝심 있게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주 회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고 강경한 자세로 조기통합을 반대하던 노조와 장기간의 협상을 이어갔다. 조기통합 이슈를 금기시 하던 외환은행 내부에 과감하게 담론을 던졌고, 외환은행 직원 사이에서 조기통합 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분위기 반전을 계기로 막판에 노조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외환은행 직원의 목소리를 동원한 그의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이다.
김 전 행장의 리더십은 '우직함'으로 표현할 수 있다. 당시 그의 집무실 책상에는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던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자신의 집무실에 붙여 놓은 글로 김 전 행장의 성격을 대변해준다.
하나금융그룹 내부에서 김 전 행장을 지지하는 직원이 많다는 점도 그가 회장 후보로서 지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그룹이 현재 필요한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나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김 전 행장은 더벨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 최종 후보 선정이 끝나면 모든 것을 얘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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