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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앞둔 CJ오쇼핑·CJ E&M, 등급 상향은 글쎄 [Rating Watch]신용도에 긍정적…수익성·재무구조 변화 미미 'AA0' 도약 희박

이길용 기자공개 2018-01-22 10:16:46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9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신용등급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CJ오쇼핑은 유효등급이 없지만 2016년까지만 해도 신용등급이 CJ E&M과 동일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사업이 다각화되고 규모가 커져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CJ E&M의 현금창출력이 부진하고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등급 상향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J오쇼핑과 CJ E&M은 지난 17일 1대 0.41 비율로 합병을 한다고 밝혔다. CJ오쇼핑이 존속회사로 남고 CJ E&M은 소멸한다. 흡수합병 비율 기준이 되는 보통주 주당 평가액은 CJ오쇼핑이 22만 8818원(액면가 5000원), CJ E&M이 9만 3916원(액면가 5000원)으로 산출됐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신용평가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18일 코멘트를 내고 "합병 이후 기존에 우수한 신용도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중장기 시너지 효과 발현 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도 조만간 이번 합병과 관련된 코멘트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는 CJ오쇼핑과 CJ E&M 등급이 모두 없다.

CJ오쇼핑은 2016년을 기점으로 신용평가 3사로부터 유효등급이 소멸됐다. 회사채 조달에 나서지 않으면서 등급이 사라졌다. 소멸 전 등급은 AA-(안정적)이다. CJ E&M은 NICE와 한신평이 모두 AA-(안정적) 등급을 평정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CJ E&M이 소멸법인이기 때문에 기존 등급을 취소하고 새로운 합병 법인에 등급을 부여해야 한다. 합병을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을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두 회사의 합병 자체는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CJ오쇼핑 외에 CJ E&M이 영위하는 방송·영화·음악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식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 외형도 확대된다. 지난해 9월 두 회사의 연결 기준 자산과 자본을 단순 합산하면 각각 6조 4664억 원과 3조 5510억 원이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82.1%와 15.4%를 기록해 합병 전 두 회사의 재무안정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CJ오쇼핑 CJ E&M 합병에 따른 재무지표 전망
* 출처 : NICE신용평가

합병이 신용도에는 긍정적이지만 등급 상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안정적으로 1000억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CJ오쇼핑과 달리 CJ E&M은 2014~2016년 3년 평균 영업이익이 227억 원 수준에 그친다. AA급에 어울리지 않는 이익 수준이다. CJ오쇼핑 자회사로 있는 CJ헬로비전(지분율 53.92%)도 지난해 3분기 5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729억 원보다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등급 상향을 위해서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이익을 늘려야 하지만 당분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재무구조의 급격한 개선도 기대하기는 어렵다. 홈쇼핑 사업을 영위하는 CJ오쇼핑은 연결 기준으로 보면 순차입금이 지난해 3분기 기준 4713억 원에 달한다. 경쟁사인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각각 7846억 원과 3215억 원의 순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홈쇼핑 사업은 자본적 지출(CAPEX)이 연간 200억 원 이하로 현금을 벌면 곳간에 돈이 쌓이는 구조다. 하지만 CJ오쇼핑은 CJ헬로비전을 주요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어 재무부담이 다른 경쟁사보다 상당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CJ헬로비전의 순차입금은 5843억 원이다.

CJ E&M의 지난해 9월 말 순차입금은 5220억 원이다. 다만 넷마블게임즈와 스튜디오드래곤 등의 보유 지분 가치가 3조 원 이상을 상회하고 있어 신용도를 방어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CJ오쇼핑과 합쳐진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케이밸리에 대한 조 단위 투자가 예정돼 있어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AA로 등급 상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우량사 합병 결의는 신용도에 분명히 긍정적인 이벤트로 볼 수 있다"며 "등급이 상향될 정도로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게 아니어서 한계단 오른 'AA'로 신용평가사들이 평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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