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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유증, 채권단 입김 강하게 작용했나 차입금 상환에 현금성 자산 급감…대출 약정한도 1년새 2조원 축소

양정우 기자공개 2018-01-24 10:31:5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2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의 1년만의 대규모 유상증자 재추진에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의 강도 높은 '조선사 익스포저 줄이기'가 이번 유증에 한몫을 했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주 신임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는 공식적으로 채권단(주채권은행 KDB산업은행)의 자금회수 강도가 "아주 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22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 10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조선 불황이 본격적으로 엄습한 2015년 말 2조 1374억 원과 비교해 1조 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IB업계 관계자는 "1년 전에도 1조 원 이상의 유증을 단행했지만 채권단이 과도하게 대출을 회수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며 "단기적 실적 부진이 예상된 가운데 현금 보유량이 줄면서 유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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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2016년 말에도 1조 1409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같은 해 영업활동 현금흐름(CFO)은 1조 5548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을 통해 나간 돈만 조 단위인 만큼 추가적으로 자금조달이 필요했던 시점이다.

당시 CFO 적자 규모에 맞춰 유증을 실시했지만 현금성 자산의 규모가 유지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후 3분기 연속으로 보유 현금이 급속히 줄어 들었다. 조 단위 자금 수혈에도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2016년 말(1조 7705억 원)보다 60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2016년에 이어 지난해 1~3분기에도 대규모 CFO 적자를 기록했던 것일까.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오히려 1조 811억 원 규모의 CFO 흑자를 기록했다. 선박 인도 대금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통해 상당한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결정적 원인은 바로 차입금 상환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재무활동 현금흐름(CFF)에서 1조 580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조 단위 CFF 적자는 모두 차입금 감소가 이유로 적시돼 있다. 한마디로 2016년 말 1조 원이 넘는 유증을 단행했지만 지난해 1~3분기 1조 5802억 원의 빚을 갚으면서 현금 보유량이 크게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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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삼성중공업은 또다시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지난해 4분기 적자와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현금 버퍼가 줄어든 동시에 여신 여력이 축소된 점도 역시 유증을 선택한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금융기관과 체결한 약정한도에도 가파른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대출의 경우 2015년 말 4조 4784억 원 규모에서 2016년 말 3조 9237억 원으로 준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말 2조 556억 원으로 급감했다.

한 회계사는 "재무 전략상 차입 축소 정책을 취했다기보다 상환 압력이 거셌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삼성중공업 같은 조선사가 추가 차입 여력이 급감하다보니 현금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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