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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도시가스, 확장경영의 그늘 '산업용 의존도' [갈림길 가스업]②정유사 업황침체 유탄, 3년째 영업이익 200억 그쳐

심희진 기자공개 2018-01-25 08:36:24

[편집자주]

가스업은 대표적인 독과점 사업이다. 플레이어들은 단단해진 산업지위를 통해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업고 그룹 내 확고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알파(α)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다만 고착화된 사업구조 탓에 진일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갈림길에 선 가스업, 그 현주소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3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도시가스가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 증가에 힘입어 7년만에 외형을 4배 이상 불렸다. 울산지역에 생산공장을 둔 자동차 및 조선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산업용 도시가스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전방산업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다. 핵심 고객인 정유사들이 유가 하락 등으로 공장 가동률을 줄이면서 500억 원대였던 영업이익은 200억 원 안팎까지 감소했다.

1977년 설립된 경동도시가스의 모태사업은 연탄 판매다. 1980년대 들어 연탄 수요가 줄어들자 1984년 도시가스 공급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이후 경동도시가스는 울산시 소재 1100여 가구에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 판매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까지 경영난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경동도시가스는 산업용 도시가스 비중을 늘리며 사세를 확장했다. 울산시 및 경상남도 양산 지역에 생산 공장을 둔 자동차, 조선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한 결과 1998년 도시가스 부문의 매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경동도시가스 전체 매출에서 산업용 도시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5%다. 여타 경쟁업체들의 평균 비중이 30~40%인 점을 감안하면 산업용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산업용 도시가스는 가정용, 상업용에 비해 판매단가가 저렴하지만 물량이 워낙 큰 데다 산업단지 등 밀집된 지역에 공급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경동도시가스 관계자는 "가정용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이미 보급률이 포화단계에 진입했다"며 "현대자동차 외에 다양한 산업군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서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가 늘어난 것이 매출 증대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5억㎥ 안팎이었던 산업용 도시가스의 판매물량은 2007년 7억㎥, 2008년 10억 8700만㎥으로 늘었다. 5%에도 미치지 못했던 시장 점유율은 2008~2009년 7%대, 2010년 8.3%로 상승했다.

판매량 증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04년까지 3000억 원대였던 도시가스 부문의 매출액은 2007년 6000억 원을 돌파했고 2008~2009년에는 9000억 원 안팎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억 원대에서 300억~4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4%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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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 경동도시가스는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면서 한 번 더 외형을 확장했다. 통상 석유화학 업체들은 도시가스 대신 자체사업이나 계열사로부터 조달한 벙커씨유 등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왔다. 경동도시가스는 탁월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SK에너지, S-OIL 등을 추가 수요처로 확보했다.

그 결과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량은 2012년 처음으로 20억㎥를 돌파했다. 그 해 2조 원을 넘어선 도시가스 부문의 매출액은 2013년 2조 6600억 원까지 늘었고 영업이익은 500억 원 안팎까지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2011년 10.4%에서 2012년 11.9%, 2013년 12.4%로 매년 상승했다.

하지만 산업용 도시가스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이후 부메랑으로 돌아와 발목을 잡았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감소, 재고평가 손실 확대 등으로 SK에너지, S-OIL 등이 울산공장 가동률을 낮췄다. 대량 수요처의 이탈로 2013년 26억㎥까지 늘어난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량은 2015년 13억 4000만㎥, 2016년 12억 3500만㎥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그 결과 도시가스 부문의 매출액은 2015~2016년 1조 원 초반대까지 줄었다. 영업이익은 200억 원 안팎으로 반토막 났다. 이는 2007년 이후 최처 수준이다.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4년간 유지해온 업계 2위 자리도 2015년 서울도시가스에 내줬다.

경동도시가스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산업용 도시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울산 지역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유가 및 대체연료의 가격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경동도시가스는 가정용 수요를 확보해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시 외곽지역에 도시가스 배관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정부가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도시가스 보급 범위를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호재다. 산업용 LNG 요금이 인하됨에 따라 액화석유가스(LPG), 벙커씨유 등 타 연료와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점 역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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