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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온라인 흑자전환 시기 늦어지나 이커머스·대형마트 판관비 비중 격차 20%p…광고·판촉비 부담 확대 불가피

노아름 기자공개 2018-02-01 08:40:12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0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커머스 진출 본격화를 예고한 신세계그룹이 법인 신설로 온라인사업 흑자전환 시기가 더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쿠폰 및 포인트 지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이커머스업계 특성상 대규모 판관비 지출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에서 각각 온라인몰을 운영하던 기존 방식을 유지했다면 올해 온라인사업 진출 2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투자 유치와 신설법인 설립 계획을 밝히며 신세계그룹 온라인사업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매해 온라인사업 손실 폭을 줄여왔던 점을 감안해 올해 온라인쇼핑몰 사업부문이 턴 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급변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공언한 '2023년 온라인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커머스업계는 매출액 대비 판관비(판매관리비) 비중이 많게는 60%를 웃돌 정도로 판관비 지출이 많고, 쿠폰 및 포인트 지급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판촉비(판매촉진비)는 판관비의 10%에 육박할 정도로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2016년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이 64.4%로 집계됐다. 연간 3691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판관비로 2376억 원을 지출했다. 쿠팡(49.8%), 이베이코리아(48.6%) 등 경쟁사도 상황은 비슷했다. 티켓몬스터는 매출(2036억 원)을 웃도는 액수로 판관비(3587억 원)를 지출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별도기준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은 24.7%에 불과했다. 이커머스기업의 판관비 비중은 대형마트 등 전통 오프라인 채널에 집중하는 유통기업보다 약 20%p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해당 지표에는 이마트가 온라인 사업에 지출한 액수도 포함됐다.

이처럼 매해 수천 억 원씩 지출하는 판관비는 이커머스업계의 부담거리다. 업계가 수년 째 영업손실을 이어가는 주범으로는 광고비, 판촉비 등 영업에 따라 필수적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는 판관비가 꼽힌다. G마켓·옥션·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연간 광고선전비로 1839억 원을 지출했으며 위메프(412억 원), 쿠팡(323억 원), 티켓몬스터(303억 원)도 광고비 지출이 상당하다.

온라인사업 후발주자인 신세계그룹 또한 출혈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액(GMV·Gross Merchandise Volume) 기준 시장점유율이 낮은 신세계그룹 온라인몰의 외형을 키우기 위해서는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할인쿠폰 발행 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통합쇼핑몰 쓱닷컴(SSG.COM)은 지난해 연말 기준 거래액(GMV)이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 거래액이 15조 원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 9조 원을 기록한 11번가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작다.

반면 유통 맞수로 꼽히는 롯데그룹의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의 온라인몰 거래액 합계는 8조 원으로 알려졌다. 소셜커머스(통신판매업자)에서 시작해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자)으로 영토를 넓힌 이커머스 사업자 역시 3조 원 상당의 거래액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선두주자와의 격차가 상당한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으로서는 신설법인 설립으로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겠다는 포석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에 이익을 낼 수 있는 방식으로 온라인사업을 이끌어가기보다 거래액 증액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와 ㈜신세계로 흩어져있던 온라인사업부문을 한 데 합쳐 덩치를 키운 뒤 향후 투자 유치할 자금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다만 수익성 확보는 차순위로 미루게 됐다는 평가다. 쓱닷컴의 영업적자는 2014년 642억 원에서 2015년 355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07억 원의 손실을 내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쓱닷컴이 턴 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마케팅에 힘을 실어야만 거래액이 늘어나는 시장에서 신세계그룹이 10조 원까지 매출을 키우기 위해서는 현재 수준의 손실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마트가 오프라인에서 강자 지위를 유지해왔고 전국에 물류망 인프라도 안정적으로 확보해뒀다고 평가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존 사업자가 이미 적자를 감내하고 경쟁하는 시장에서 수익성 확보와 시장점유율 확대 두 가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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