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넓히는 'DC'…적립금은 은행·수익률은 증권 [퇴직연금시장 제도별 분석] 전년비 20.2% 증가…국민은행 실적 '톱'
최은진 기자/ 정지연 기자공개 2018-02-01 11:11:11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0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확정기여형(DC) 제도의 입지는 한층 더 공고해졌다. 지난해 7조원에 육박하는 적립금을 끌어모으며 시장 내 비중을 1%포인트 높였다. 같은기간 확정급여형(DB) 제도 비중이 2%포인트 줄었다.DC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전체 사업자 중 DC 적립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업자로, 지난 1년간 1조원이 넘는 실적을 쌓았다. 그 뒤는 신한·IBK기업·우리은행이 따랐다.
지난해 DC 적립금 운용 수익률은 DB와 개인형퇴직연금(IRP)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성과를 거뒀다. 주식시장 강세에 힘입어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상승한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DC 운용 수익률 상위권에는 신영·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들이 일제히 이름을 올렸다.
◇ DC 비중 1%포인트 확대…은행업권 실적이 절반
30일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2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DC 적립금은 총 40조 58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말(33조 7743억원)과 비교해 6조 8129억원(20.2%)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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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DC 비중은 23.2%에서 24.2%로 1%포인트 확대됐다. 같은기간 DB 비중은 68.3%에서 66.2%로 내려앉았고 IRP 비중은 8.5%에서 9.6%로 상승했다. 퇴직연금 중심축이 서서히 기업이 운용하는 DB에서 근로자 개인이 운용하는 DC와 IRP로 이동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업권별로 DC 실적을 살펴보면 은행업권이 3조 3819억원을 끌어모으며 전체 시장 실적 절반 이상을 빨아들였다. 증권업권은 1조 2258억원, 보험업권은 1조 1910억원을 모았다.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많은 DC 실적을 쌓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DC 적립금 5조 8784억원, 점유율 15%를 차지한 최강자다. 지난 1년간 올린 DC 적립금만 1조 128억원이다. 수년 전부터 DB보다 DC 마케팅에 몰두한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의 뒤를 잇는 사업자는 신한·기업은행 등 은행업권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들 은행들은 약 4000~8000억원의 DC 적립금을 모으며 실적 상위권을 차지했다. 은행업권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DC 시장에서 삼성생명과 미래에셋대우도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DC 적립금으로 약 5000억원대의 실적을 올렸다.
◇ DC 운용 수익률 3.02%…상위사 중 미래에셋대우 '선전'
지난해 1년간 DC 운용 수익률은 평균 3%를 웃돌았다. DB가 1%대, IRP가 2%대 성적을 나타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양호한 성적이다. DB 제도는 기업이 운용하기 때문에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보수적 운용기법을 활용하는 탓에 수익률이 매년 저조한 편이다. 반면 DC와 IRP의 경우 근로자 개개인이 운용하기 때문에 DB와 비교해 실적배당형상품 가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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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식시장 강세 덕에 펀드 등 실적배당형상품 수익률이 양호한 성적을 보이며 DC 운용 수익률도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DC 평균 수익률인 1.5%보다 두배 가량 높은 성과다.
DC 운용을 가장 잘한 사업자 순위 상위권에는 모두 증권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자산관리를 주무기로 내세운 증권사들은 원리금보장상품보다 펀드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시장 강세에 수익률을 쌓은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지난 1년간 6.12% 성적을 나타낸 신영증권이다. 그러나 신영증권은 DC 적립금 규모가 54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의미한 성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신영증권의 뒤를 이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증권(5.19%) 역시 DC 적립금 규모가 8000억 원에 불과하다.
DC 적립금 상위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높은 4.93% 수익률을 거뒀다. 미래에셋대우는 DC 가입 근로자에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해주는 퇴직연금 랩어카운트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의 퇴직연금 랩어카운트가 최고 10% 수익률을 거두며 양호한 성적을 낸데 따라 DC 운용 수익률도 타사 대비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은행업권의 수익률은 부진했다. 은행 사업자 12곳 모두가 평균 미만의 수익률을 내며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업철수를 진행한 SH수협은행을 제외하면 제주·광주·BNK경남·BNK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수익률 1.7%로 최하위권에 랭크됐다. DGB대구은행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2%대의 수익률을 냈으나 역시 평균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DC적립금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도 2.13% 수익률을 내며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역시 DC 적립금 상위사인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도 각각 2.17%, 1.67%로 평균 미만의 수익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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