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계약 나진산업, 2세 상속세 미납…분쟁 지속 오진상사와 소송전, 주식처분금지…IMM인베, 관망 중
이길용 기자공개 2018-02-06 16:01:21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2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중계약으로 소송전에 휘말린 나진산업 상속자들이 상속세 납부 기한이 지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먼저 계약을 체결한 오진상사가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소송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지분 매각은 당분간 중단됐다. 상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채 주식처분까지 금지돼 사실상 상속세 재원 마련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납부 지연 가산세와 손해배상금까지 더하면 상속자들이 손에 쥐는 자금은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용산에서 나진전자상가를 운영하는 나진산업은 고(故) 이병두 회장이 2016년 말 기준으로 5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초 병세가 악화되면서 이 회장의 상속자들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승만호 서부T&D 회장이 가지고 있는 오진상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오진상사는 기존 주주와 상속자를 포함해 총 9명과 50.9%에 해당하는 지분을 약 1000억 원에 사기로 했다. 계약금 27억원도 이미 이들에게 지불했다.
문제는 나진산업 지분 100%를 IMM인베스트먼트가 2600억원에 사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오진상사와 계약을 체결한 기존 주주들도 IMM인베스트먼트와도 이중계약을 체결하면서 오진상사는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말 서울중앙지법은 오진상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나진산업 지분 매각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 회장은 생전 4명의 부인을 두면서 10명의 자식을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이 회장과 거리를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타계한 이 회장의 지분은 총 11명에게 상속됐다. 이들은 50%에 달하는 상속세율에 부담을 느끼고 나진산업 지분을 서둘러 처분하려고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상속세법상 상속세는 상속이 시작된 말일부터 6개월 안에 납부해야 한다. 이후에는 가산세가 추가돼 엄청난 세부담을 안게 된다. 상속자들의 납부 기일은 지난달 31일이었지만 이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진상사는 김·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계약을 취소하고 지분을 자신들에게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위약금과 손해배상금을 합쳐 600억원을 자신들에게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지분이 IMM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간다면 상속세와 오진상사에 대한 위약금과 손해배상금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아직까지 별 다른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소송 결과 계약 이행을 허가받으면 돈을 지불하고 나진산업 지분 100%를 인수하면 된다. 법원이 오진상사 손을 들어줘 지분 50.9%가 오진상사로 넘어가게 된다면 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중계약 당사자인 오진상사와 IMM인베스트먼트는 잃을 것이 많지 않지만 나진산업 상속자들은 상속세와 법적 배상금으로 손에 쥐는 돈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나진산업 상속자와 기존 주주들이 의견 조율이 안된 상황에서 이중계약을 하다보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며 "상속세 납부 기한이 지난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진산업 쪽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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