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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회장 1인 지배체제 '오너 리스크 부각' [부영의 고속성장과 그늘④]계열사 지분 대부분 직접 보유, 모두 비상장 '의사결정 좌지우지'

이명관 기자공개 2018-02-22 08:18:16

[편집자주]

35년 만에 재계순위 20위권에 진입한 부영의 고속성장은 드라마틱하다. 남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은 주택임대업에 진출해 자산 21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워냈다. IMF와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수의 건설사들이 추락하는 와중에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자랑했다. 주택임대업의 특성상 외풍은 피할 수 없었다. 수 조원에 달하는 정부기금 지원과 택지 배정 등으로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이중근 회장의 구속으로 이어졌다. 부영의 성장 스토리와 사업구조, 지배구조, 후계구도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9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은 국내 지주회사 가운데 오너 보유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지분율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으로 집중돼 있다. 이 회장은 ㈜부영을 통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며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1인 지배체제와 맞물려 그룹 전반에 걸친 의사결정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장 부재시 부영그룹의 경영 공백이 우려되는 이유다.

국내 대표 임대주택 사업자인 부영그룹은 지난해 재계 순위 16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룹 계열사 22곳, 자산 규모는 21조 7130억 원으로 불어났다.

그룹의 성장과 함께 지배구조도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다. 부영그룹 내 지주회사는 ㈜부영과 동광주택산업 2곳이다. ㈜부영은 2009년, 동광주택산업은 2011년 각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20개 계열사 지분, 이중근 회장에 집중

부영그룹의 지주회사 편입율은 55%다. 지주회사인 ㈜부영과, 동광주택산업을 제외한 계열회사 수는 총 20개로 이 중 9개 회사가 지주회사 체제 내에 편입돼 있다. 부영주택과 그 자회사 및 손자회사 9곳, 동광주택 등이 지주회사의 지배를 받고 있다. 나머지 9개 회사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 포진해 있다.

부영그룹은 지주회사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이 회장 중심의 1인 체제가 견고하게 구축돼 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그룹 간판인 ㈜부영의 지분 93.79%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이 1.64%를 가지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나머지 지분도 그룹 산하 학교법인 우정학원 0.79%, 자사주 3.24%, 기획재정부 0.54%로 구성돼 있다.

이 회장은 ㈜부영을 통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을 지배하고 있다. 부영주택은 ㈜부영의 100% 자회사다. ㈜부영으로부터 2009년 물적분할 돼 설립된 부영주택은 국내 최대 임대주택사업자다. 그룹 전체 자산의 약 73%가 부영주택에 쏠려있다. 부영주택은 그룹 내에서 매출 규모도 가장 크다. 2016년 연결 기준 1조 6309억 원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계열사 22곳의 매출액 2조 719억 원의 약 79%에 해당하는 액수다.

부영주택은 국내 7개, 해외 8개 자회사도 거느리고 있다. 국내 자회사들의 경우 보유 지분율이 100% 수준이다. 해외 자회사들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에 몰려 있다. 일부를 제외하면 부영주택의 지분율은 역시 100%다. 이 회장이 부영주택을 정점으로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부영주택 다음으로 자산과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동광주택산업도 이 회장이 지분 98.04%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우정학원이 갖고 있다. 지분 100%가 이 회장 보유분인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동광주택산업은 100% 자회사로 동광주택을 두고 있다.

부영

지주회사 체제 밖에 포진한 계열사들도 이 회장 개인 회사 성격이 짙다.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거나, 우정학원 등과 지분 일부를 나눠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법 규모가 큰 광영토건은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이 42.83%로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장남인 이 부사장이 지분 8.33%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48.84%는 자사주다.

이 회장은 대화도시가스 지분 95%도 보유 중이다. 지분 5%는 우정학원이 들고 있다. 이외 남양개발, 부강주택관리, 남광건설산업 등은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이 회장의 부인 나길순 씨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모든 계열사 '비상장'… 이중근 회장 '자유로운 의사결정 구조'

그룹 사이즈에 걸맞지 않게 부영그룹은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중근 회장이 부영그룹 전반에 걸쳐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중근 회장이 하나에서 열까지 손수 챙긴다"며 "재계 순위 20위권 내 그룹 중 부영과 같은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곳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16곳에 달하는 국내외 계열사 임원에 등록돼 있기도 하다. 이는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 지난해 상위 26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는 평균적으로 2.3개의 계열사에 이사로 등재됐다.

이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국내 계열사도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11곳이다. 이 회장이 대표직을 역임하고 있는 계열사는 ㈜부영을 비롯해 부영주택, 동광주택, 광영토건, 남광건설산업, 남양개발, 부영CC, 무주덕유산리조트, 천원종합개발, 오투리조트, 호원 등이다. 이 회장이 경영상 법적 책임을 지면서도 그만큼 막대한 권한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부영그룹은 22개 계열사가 모두 비상장사다. 20대 대기업 계열사 중 상장기업이 단 한 곳도 없는 곳은 부영그룹이 유일하다. 비상장 기업은 상장사보다 경영과 재무 관련 등 기업공시 의무가 적다. 회계 감사도 비교적 취약해 상대적으로 자유로 의사 결정과 자금 운용을 할 수 있다. 오너의 권력에 의해 기업이 좌지우지 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폐쇄적인 구조 탓에 부영그룹은 오너 리스크에 항상 노출돼 있었다. 이 회장의 부재시 부영그룹에는 그를 대체할 만한 인사나 시스템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총수의 부재가 곧 그룹의 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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