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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위축, 대한항공 유로본드 연기 안전자산 선호, 하이일드본드 조달 비용 급등…오는 12일 딜 재개 여부 결정

이길용 기자공개 2018-02-09 15:48:27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8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조정을 맞으면서 대한항공의 유로본드(RegS) 딜도 연기됐다. 투자 적격 등급인 대구은행은 유로본드 발행에 성공했지만 하이일드본드인 대한항공은 안전 자산 선호 현상 때문에 쉽사리 딜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딜을 오는 12일로 연기하고 글로벌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8일 유로본드 프라이싱(pricing)을 시작할 방침이었지만 딜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주 말부터 글로벌 금융 시장이 급속히 경색되면서 조달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에서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임금 인상 이슈가 불거졌다. 물가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를 예상보다 한 차례 더 많은 4번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형성됐다. 이로 인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가 하루에 1000포인트 이상 하락할 정도로 폭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10T)는 연초 대비 40bp가 올랐을 정도다.

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리면서 지난 5~6일 유로본드 발행을 추진했던 대구은행도 딜을 연기했다. 지난 7일 뉴욕 증시가 반등한 것을 확인한 대구은행은 당초 대한항공이 있던 이날 발행 윈도우(Window)를 양도받아 3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대구은행 유로본드는 이번주(2월 5~9일) 아시아 시장에서 유일하게 발행된 투자 적격 등급 채권이었다.

대한항공은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곧바로 딜을 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여전하다보니 하이일드본드 시장의 투심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29~31일 실시했던 로드쇼(Roadshow)에서 목표로 정한 금리보다 대폭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는 12일 대한항공은 유로본드 발행을 타진할 예정이다. 만약 이날 프라이싱을 실시하지 못한다면 딜은 3월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다음주에는 설날 연휴가 있고 이후에는 135일룰(Rule)에 위배돼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다. 135일룰이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OC)에 반영되는 회계 결산자료의 유효 시한을 135일로 못박은 규정이다.

지난해 9월 말 재무제표로 딜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은 오는 12일 딜을 하지 못하면 135일룰에 걸려 지난해 말 재무제표를 가지고 딜을 진행해야 한다. 이럴 경우 기획재정부로부터 발행 윈도우도 새로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말 회계 결산자료를 제출하고 발행 윈도우를 새로 받을 경우 딜은 3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조 8028억원의 매출액과 95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9079억원에 달했다. 전년 5914억원의 영업적자를 흑자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실적 개선과 자본 확충, 차입금 감축에 성공하면서 대한항공의 신용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은 없지만 국내 신용평가사 중에서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등급은 없지만 신용도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많다"며 "시장이 워낙 크게 흔들려 하이일드본드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딜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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