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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신임 대표 구성훈, 풀어야할 숙제는 자산관리 명가 입지 구축해야, IB 사업 확대 여부 주목

이승우 기자/ 김슬기 기자공개 2018-02-13 17:32:35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 임원추천위원회는 9일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부사장)를 차기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내달 주주총회를 거치면 구 사장의 정식 임기가 시작된다.

구성훈
구 사장은 지난 1997년 제일제당으로 입사한 이후 보험 계열사인 삼성생명에서 주로 잔뼈가 굵었다. 채권을 포함해 자산운용과 관련, 실무까지 챙기는 베테랑인데다 인맥이 상당해 정무적인 감각까지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초대형 IB 증권사로 도약하고 자산관리의 명가 하우스라는 명예 회복 등 산적한 과제를 착착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자산운용 커리어 이면, 공격적 사업마인드

구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대부분의 커리어를 쌓았다. 재무와 투자사업, 자산운용 본부장까지 거쳤을 정도로 운용 노하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특히 채권 자산 중심으로 운용 커리어를 쌓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성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구성훈 사장은 경제학박사로 자산운용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며 "운용에 있어서는 실무자급 수준의 관심과 능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자산 운용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마인드는 다소 공격적이다. 운용사 대표로 취임한 2015년 이후 삼성운용의 수탁고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4년말 123조 6954억원이었던 운용자산(펀드자산+투자일임)이 지난해 말에는 221조 5127억원(삼성자산운용·삼성액티브자산운용·삼성헤지운용 합산)으로 커졌다.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408억원에서 2016년 말 540억원까지 확대됐다.

물론 삼성생명 위탁자금 영향이 컸지만 다양한 해외 운용사와의 제휴를 통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입지를 다졌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공고한 1위 사업자의 자리를 유지했다. 또 국내에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을 가장 발빠르게 소개하면서 퇴직연금 펀드시장을 이끌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운용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해외주식형 펀드들이 구 대표 취임 이후 규모를 키웠다"며 "삼성운용이 ETF시장을 38조원대까지 키웠을 뿐 아니라 이중 20조원을 삼성운용의 상품으로 채우는 등 성과로 보여주면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고 밝혔다.

구 사장의 추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건 3개사 분리. 구 사장은 지난 2016년 부문별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삼성자산운용과 삼성헤지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 3개사로 분리했다. 액티브 위주의 운용에서 패시브 위주로 자산이 옮겨가는 글로벌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물론 구사장의 경력을 감안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채권 운용 중심의 안정적인 자산을 운용했지만 증권업의 공격적인 마케팅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구 사장의 경우 생명, 운용 경력이 전부인데 증권사와는 비즈니스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증권 내에서 어떻게 안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운용은 삼성생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조직이어서 안착하는데 무리가 없었지만 증권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관리 명가' 명예 회복, IB 사업 확대 과제

숙제도 많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사업으로 체질을 바꾸었지만 아직도 명가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미흡하다.

이같은 상황과 구 사장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직접 발벗고 고객 유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삼성증권 안팎의 관측이다. 과거 김석 사장 시절 프라이빗뱅커(PB)가 동행해 재벌 고객들을 확보하는 전략처럼 구 사장도 자산관리 사업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 사업에서는 고객 유치가 핵심"이라며 "구 사장의 성격이 알려진대로 적극적인 스타일이라면 자산관리 사업을 위해 직접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윤용암 사장 시절 균형을 맞추고 있는 IB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할 부분이다. 최근 몇년 사이 삼성증권은 WM 사업에 무게를 두면서 IB 사업이 위축된 면이 있다. 이에 대한 보강이 이뤄질지 삼성증권 내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증자를 통해 초대형 IB로 다가선 만큼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되면 발행어음 업무 등 IB 업무를 공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구 사장은 증권과 보험, 부동산 등 IB 분야에 대한 지식도 많은 것으로 안다"며 "성격이 소탈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데에 탁월해 IB 비즈니스에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룹내 입지를 다지는 것도 구 사장에게 던져진 숙제다. 타 계열사 대비 괄목할 만한 성과를 통해 그룹내 입지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SNI의 주고객인 계열사 임원들의 자산 수익률 향상도 필요한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삼성생명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삼성생명과 공동운명체가 돼 있지만 삼성증권은 그렇지가 않다"며 "확실한 성과로서 그룹내 주목을 받는 계열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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