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그룹 재건 이어 위기 해결사로 [한라그룹 만도 인수 10년]②2008년 한라건설 유동성 위기…자금지원 '구원투수' 역할
김현동 기자공개 2018-02-27 08:15:40
[편집자주]
한라그룹이 핵심 계열사 만도를 인수한 지 올해 10년째를 맞는다.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해체의 위기를 겪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주력 계열사인 ㈜한라(옛 한라건설)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한라그룹 역사에 중요한 변곡점인 만도 인수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변화와 수익성, 재무안정성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1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도 인수 직후 한라그룹은 탄탄대로였다. 만도의 실적 개선으로 그룹 전체의 자산총액은 6조원에 육박했다. 매출액도 9조원을 넘보고 있었다. 만도에 이어 한라공조까지 되찾을 경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그렇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제2의 위기가 찾아왔다.
만도와 한라공조 매각 후 그룹을 이끌었던 것은 한라건설이었다. 한라건설은 그룹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영업이익도 만도의 두 배 가까이 될 정도로 건실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손색이 없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010년 160% 수준이던 한라건설의 부채비율은 2011년 360%로 올라가더니 2012년에는 500%를 넘어섰다. 순차입금은 1조원을 넘어서 자본을 잠식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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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회장은 2012년 결단을 내렸다. 만도 인수 직후 대표이사를 겸하던 정 회장은 이를 내려놓고 한라건설에 집중했다. 자칫하면 한라건설을 잃을 판이었다. 한라건설의 경영권을 상실할 경우 다시금 그룹이 해체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한라건설은 만도의 최대주주였다. 이 때문에 한라건설을 놓치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었다.
정 회장은 그때부터 총력전을 펼쳤다. 만도는 자회사였던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마이스터는 당시 발행된 한라건설의 전환우선주를 모두 인수했다.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사실상 마이스터가 한라건설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만도는 2013년 마이스터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만도의 성장세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그룹의 생존이 우선이었다.
'만도→마이스터'를 통한 지원으로 한라건설은 위기를 모면했다. 한라건설의 부채비율은 2013년을 정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라건설은 2013년 10월1일자로 사명을 한라건설에서 ㈜한라로 바꿨다. 사명 변경은 턴어라운드의 신호탄이었다. 2013년 1조원을 넘었던 순차입금은 2014년 절반 수준인 5000억원 대로 줄었다.
결국 지난 해 ㈜한라는 완전한 탈바꿈에 성공했다. 총차입금은 약 2900억원으로 유동성 위기 이전으로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2%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넘어서 2010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설 채비를 마쳤다(아래 '한라 재무구조-손익구조'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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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2008년 만도 인수가 없었다면 한라건설의 정상화는 불가능했다. 만도 인수로 한라그룹은 그룹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시에 한라건설의 정상화로 그룹의 구원투수로서의 역할도 확실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라그룹에게 만도 인수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였다"면서 "만도 인수 직후 정 회장이 발빠르게 만도를 키운 덕분에 한라건설의 위기를 잠재울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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