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매각' 그룹해체, '절치부심 재인수' 그룹복원 [한라그룹 만도 인수 10년]①'건설→車부품제조업' 주력 재편…자산 8조, 재계 38위
김현동 기자공개 2018-02-26 08:33:24
[편집자주]
한라그룹이 핵심 계열사 만도를 인수한 지 올해 10년째를 맞는다.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해체의 위기를 겪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주력 계열사인 ㈜한라(옛 한라건설)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한라그룹 역사에 중요한 변곡점인 만도 인수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변화와 수익성, 재무안정성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0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에게 만도는 상징적인 존재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은 부도 위기를 맞아 핵심 계열사였던 만도와 한라공조를 해외에 매각했다. 1996년 18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순위 12위의 기업집단에서 2000년에는 한라건설만 남고 모조리 매각됐다. 2000년 4월 한라그룹은 30대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해제됐다. 하루 아침에 그룹이 해체된 셈이다.그룹 부도 이후 10년이 지난 2008년 초 한라그룹은 만도를 되찾았다. 2012년에는 계열사 22개에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에 재지정됐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한라그룹의 자산총액은 8조원을 넘어섰다. 재계 순위도 38위로 올라왔다.
만도를 되찾은 이후 10년간 한라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라건설을 중심으로 한 건설회사에서 만도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부품 회사로 탈바꿈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도 과거 한라건설(현 ㈜한라)에서 만도로 바뀌었다. 정몽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만도의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한라그룹의 사업 재편이 완성됐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읽힌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라그룹의 사업부문 자산 비중을 보면 자동차부품 유통·물류 등을 담당하는 사업지주(한라홀딩스) 25%, 자동차부품 제조부문(만도) 60%, 건설부문(㈜한라) 15%로 구성돼 있다. 매출액 비중도 마찬가지다. 만도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부품 제조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70%에 이른다. 건설과 사업지주의 매출액 기여도는 각각 18%, 12%에 그친다.
10년 전인 2008년 한라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정반대였다. 2008년 12월 말 기준 한라건설의 자산 규모는 3조2432억원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만도 등 제조부문의 자산 규모는 2조266억원으로 비중이 38%에 불과했다.
사업재편이 시작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다. 2010년 말 자산 비중에서 제조부문의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매출액 비중에서는 2011년 들어 제조부문의 비중이 73%로 크게 늘어났다. 금융위기 이후 한라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건설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라건설의 위기에 따른 사업재편의 극적인 변화는 영업이익 비중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2009년까지 건설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떠받쳤다. 그렇지만 2010년부터 건설부문의 영입이익 비중이 28%로 쪼그라든다.
반면 제조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72%로 급증한다. 당시 그룹 전체의 자산규모가 5조7000억원 대에서 4조원 대로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 이를 설명해준다.
|
정 회장은 2008년 만도 인수 직후 만도 대표이사로 취임해 사업재편의 밑거름을 놓았다. 2008년 한라스택폴 설립을 비롯해 같은해 10월에는 독일의 헬라와 합작해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도 만들었다. 현대기아차 중심이던 거래처 다변화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만도는 일본 닛산을 비롯해 미국의 GM, 독일의 폭스바겐에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만도의 매출액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1년 2조원을 넘어선 만도의 매출 규모는 2012년 2조 8200억원 규모로 커졌고 2013년에는 3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인적분할 이후에도 3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
업계 관계자는 "한라그룹은 만도 인수 이전에는 한라건설 중심의 건설부문 포트폴리오가 주력이었는데 한라건설의 유동성 위기 이후 만도 중심의 사업 재편이 이뤄졌다"면서 "정 회장이 만도 인수 직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사업 재편의 밑거름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