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공조 되찾기' 미완의 숙제로 [한라그룹 만도 인수 10년]④車공조 국내 점유율 1위…정몽원 회장 2012년 인수의지 천명 불구 무산
김현동 기자공개 2018-03-05 07:59:36
[편집자주]
한라그룹이 핵심 계열사 만도를 인수한 지 올해 10년째를 맞는다.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해체의 위기를 겪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주력 계열사인 ㈜한라(옛 한라건설)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한라그룹 역사에 중요한 변곡점인 만도 인수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변화와 수익성, 재무안정성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6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만도와 함께 한라공조도 매각했다. 한라공조는 만도와 한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라공조는 1986년 만도기계(만도의 전신)와 포드가 50대 50으로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현대차 등에 에어컨, 히터, 라디에이터 등을 납품했다. 1999년 비스테온(VISTEON)으로 대주주가 바뀌었다.한라그룹은 2008년 만도를 되찾는데는 성공했다. 그렇지만 아직 한라공조는 품지 못했다.
한라공조(현 한온시스템)는 국내 자동차용 공조제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2013년에는 비스테온(Visteon)의 공조부문을 인수해 글로벌 공조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로 발돋움했다.
국내에서 한라공조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외환위기 직후까지 현대차·현대정공·기아차·쌍용차·삼성차에 에어컨 시스템 또는 부품을 공급했다. 현재도 두원공조와 함께 현대·기아차에 공조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6년 말 기준 44%로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현대·기아차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국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공조제품 시장은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한라공조와 두원공조, 한국GM에 공급하는 한국델파이, 그리고 르노삼성차와 쌍용차에 공급하는 기타업체로 나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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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 입장에서 만도와 한라공조는 그룹 재건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글로벌 부품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였다. 만도처럼 한라공조도 현대·기아차라는 확실한 고객을 갖고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인수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정몽원 회장은 만도 인수 직후인 2012년 9월 만도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한라공조는 당연히 인수한다"고 인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같은 해 외국계 투자은행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해 인수 계획까지 세웠다. 국민연금과는 글로벌 투자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라공조는 2013년 최대주주인 비스테온의 글로벌 공조 사업부와 R&D센터를 모두 사들여 몸집을 키웠다. 그해 사명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바꿨다. 2011년까지는 전체 매출의 60%를 현대차그룹에 의존했으나 2011년을 정점으로 관련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6년 말 기준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은 41%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신 비스테온과 오랜 협력 관계였던 포드 매출 비중이 20%대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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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2014년 12월에는 한국타이어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손잡고 한라비스테온 지분 69.99%를 인수해버렸다. 한국타이어 컨소시엄에 인수된 이후인 2015년 사명에서 아예 '한라(Halla)'가 빠졌다.
2008년 범 현대가의 직간접적인 지원에 힘입어 만도를 인수했던 한라그룹이지만 2014년 한라공조 인수에는 실패했다. 한라공조의 매출에 영향력이 큰 현대차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였기에 가능했던 딜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만도 인수 10년을 맞는 한라그룹 입장에서 한온시스템 인수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남은 마지막 숙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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