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인베, '돌아온 스타 김종필' 고속성장 재현하나 ③[VC인사이드]한투파 출신 우수 심사역 대표 선임, 파격인사 승부수
정강훈 기자공개 2018-03-14 08:34:06
[편집자주]
벤처 육성과 창업 활성화 기조로 벤처캐피탈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벤처캐피탈 르네상스는 창업 생태계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환기 시장을 이끄는 주역들의 성장 스토리를 비롯한 경영전략과 맨파워,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2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김종필 전 한국투자파트너스 부사장(사진)을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국내 최대 규모 벤처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경쟁사로 이직한 셈이다. 김종필 신임 대표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고속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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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표이사 선임은 여러 면서 화제가 됐다. KB인베스트먼트는 대부분 그룹 출신의 인사가 대표를 맡았다. 당연히 전문성 부분에서 약점을 드러냈고 임기도 대부분 2년 정도에 그쳤다.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데 불리한 조건이었다.
KB인베스트먼트가 그룹 외부 출신을 수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2002년 동원창업투자와 교보증권 사장을 지낸 조승현 당시 교보증권 고문을 영입한 적이 있다. 정통 심사역 출신 영입은 김 대표가 첫 사례로 꼽힌다. KB인베스트먼트가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 한투파 고속성장 이끈 '스타 심사역'
김종필 대표는 1970년 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KTB네트워크와 미래에셋벤처투자를 거쳐 2000년 한투파(당시 동원창업투자)에 입사했다. 줄곧 창업투자사에서만 근무한 정통 심사역 출신이다. 한투파에서 대표펀드매니저, 최고투자책임자(CIO), 부사장 등을 맡으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김 대표의 빠른 승진은 성장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한투파에서 남다른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며 스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투파는 운용 자산(AUM)과 인력 면에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벤처캐피탈로 인정 받는다. 현재 업계에서 유일하게 1조원대 벤처펀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40대에 부사장 겸 CIO로서 국내 최대 규모의 벤처캐피탈을 이끄는 경험을 쌓았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10년대 초반에 이미 스타 벤처캐피탈리스트 영입을 검토했었다. 당시에 김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며 "우리도 회사의 간판이 될 심사역을 영입하자"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스타 벤처캐피탈리스트 영입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김 대표의 합류가 성사됐다.
◇ 그룹 위상 걸맞는 VC 도약 과제
김 대표는 40대 나이로 대형사 수장으로서 젊은 피에 속한다. 나이를 떠나 정통 심사역 출신이 금융지주 및 대기업 그룹 계열의 사장에 취임하는 것도 흔한 사례는 아니다. KB금융그룹의 이번 인사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KB인베스트먼트는 정통 심사역을 수장으로 영입하면서 정체성 강화에 나섰다. 한 때 벤처캐피탈과 사모투자펀드(PEF)를 양대 축으로 삼았지만 지금은 벤처투자 본부에 힘을 싣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가 벤처캐피탈로서 전문성과 색깔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김 대표가 한투파의 고속 성장을 KB인베스트먼트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수년간 펀드레이징에 집중하며 다수의 펀드를 결성했다. 이제는 그 동안의 펀드레이징 성과를 토대로 트랙 레코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국내 1위 벤처캐피탈의 CIO였던 김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셈이다.
KB금융그룹의 이번 인사는 KB인베스트먼트의 위상을 끌어 올리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KB인베스트먼트는 약 30년간 활동한 장수 운용사다. 한때 운용자산 면에서 최상위권으로 평가 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업계 10위권에 위치했다. KB금융그룹이 오랜기간 경영한 자회사 중 업계 5위권 밖을 벗어난 회사는 매우 드물다.
투자업계에서는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업 운용사는 물론 신한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사들도 신기술금융사,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다양한 자회사들을 통해 벤처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은행계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벤처캐피탈을 거느린 KB금융그룹으로서는 주도권을 잡아야만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다. KB인베스트먼트가 그룹 위상에 걸맞는 벤처캐피탈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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