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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최종구 위원장의 '선수(先手)' 금감원장 인선, 채용비리 기준 즉답 피해…검사확대 여부 원론적 답변

원충희 기자공개 2018-03-15 11:45:3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4일 1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급적 질문도 금융 본연의 업무에 대해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4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 앞서 한 발언이다. 그는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도 "그동안에 여러가지 이목을 끌 만한 이슈들이 많이 있었고 당국자로서 언급도 있었지만 오늘은 금융당국이, 금융위가 해야 될 본연의 업무에 중점을 두고 말씀을 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말하는 금융위 본연의 업무는 금융시장 안정, 금융산업 육성, 금융소비자 보호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다른 큰 이슈들이 많은 상황이다.

바로 그날 청와대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표를 수리했고 그 배경에는 하나금융의 채용비리 논란이 있었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던 지난 2013년 지인의 아들을 하나은행에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 특혜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사임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관련 질의가 당연히 나올 것으로 예상된 만큼 질문범위를 발표자료 내로 한정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하지만 최 위원장의 선수(先手)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금융위 본연의 기능이라고 생각되는 질문"이라는 말과 함께 최 원장의 후임인선 기준과 채용비리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민간 출신이냐, 관료 출신이냐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이었다. 금융권에서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관료출신들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최 위원장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생긴 일이라 아직 생각을 해볼 경황이 없었다며 즉답을 피했다.

금감원이 진행 중인 채용비리 특별검사의 확대여부에 대해선 "자료 습득 가능성, 현실적인 조사능력 등을 감안할 때 (하나은행 이외) 다른 은행으로 채용비리 추가조사를 확대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은행 외에 다른 은행에서도 의혹이 제기된다면 당연히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은행들 입장에서 보면 원론적인 답변으로 여겨질 만한 부분이다.

현재 은행권은 금감원의 하나은행 특별검사가 다른 곳까지 번질 것을 우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이 전날인 13일 국회 정무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검사인력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최대한 확실히 조사하겠다"며 고강도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3주간 하나은행의 2013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을 집중 점검하고 혐의가 발견될 경우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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