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 철수 '불씨' 살아있나 운용업계 "신규자금 투입에도 합작 오래 못갈것"
이승우 기자공개 2018-03-19 08:01:5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5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이 신규로 자금을 투입해 합작비율을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동률로 맞추겠다는 건 그만큼 한국 사업에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은 만큼 과거의 부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이다.삼성액티브자산운용 역시 프랭클린템플턴의 글로벌펀드 운용 노하우에 대한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자체 운용보다는 해외 유수 금융회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 괜찮은 펀드를 판매하려는 전략과도 맞아 떨어진다. 양사간 합작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거둘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철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던 프랭클린템플턴의 그동안 행보를 감안하면, 장기적 전략은 다를 수 있다. 업계에서도 프랭클린템플턴의 한국 사업 철수는 언제든 꺼내들 수 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
◇"진정성있는 '윈-윈 전략'..자본 투입이 증거"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은 합병법인의 지분율을 5:5로 동일하게 나눠 갖기로 했다. 하지만 양사의 현재 지분가치에는 차이가 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의 지분 가치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비 23% 정도로 매겨졌다. 결국 합병법인의 동일지분을 맞추기 위해 프랭클린템플턴은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경영권은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주도적으로 쥘 것으로 보이나 자금 측면에서는 프랭클린템플턴이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그 만큼 합작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별개의 회사가 협력을 하는 방식에는 제휴나 합작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신규자금을 투입해 합작을 한다는 건 그만큼 그 협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의 합작은 결국 프랭클린템플턴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시각 변화로 해석 가능하다. 좋은 펀드가 많지만 그동안 세일즈 파워에서 항상 문제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삼성자산운용 뿐 아니라 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의 채널은 프랭클린템플턴에게 천군만마와 같은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는 장기 투자에 적합한 좋은 펀드가 많지만 한국 사정이나 트렌드 등에 맞는 상품 판매에 애로를 겪는 편"이라며 "엄청난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계열 판매사들이 이를 보완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작기간 얼마나 될까
합작에 대한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양사간 합작이 오래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운용사 합작의 경우 외국계는 브랜드값, 국내 회사는 판매망이라는 강점을 활용하는 경향이 강한데 두 회사간 이 효과를 얼마나 누릴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의 합작은 타 사례와 같이 '불편한 동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때문에 오는 7월 합병 이전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이는 합작 관련 세부 계약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합작 지속 기간을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초 합작 만기를 어느 정도 둘 것인지가 관건이다. 조인트벤처 형태의 합작은 최초 만기를 두고 이후 양측간 이견이 없으면 자동 연장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초 만기 도래시 한쪽에서 결별을 선언하게 되면 이를 거부하기 쉽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UBS의 경우 합작 기간을 5년으로 뒀는데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의 경우 이보다 짧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규 자금을 투입하게 될 프랭클린템플턴은 합작 기간 동안 사업전략과 동시에 계산기 두드리기에 바쁠 수도 있다. 합작 기간동안 삼성액티브자산운용으로부터 수취할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 로열티와 배당금 규모 등을 감안해서 합작 기간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프랭클린템플턴의 자체 비용 감소를 위해 벌써부터 인력 구조조정을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합작을 종료하는 건 어느 일방이 정해진 가격으로 지분을 사달라고 하는 방식이 된다"며 "프랭클린템플턴이 신규로 증자할때 가격을 감안해 향후 결별시 바이백(buy-back) 옵션 가격을 정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프랭클린템플턴 입장에서는 현재의 지분가치와 투입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 정도로 합작 기간을 두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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