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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둘 막히는 조달통로, 2조 만기대응 어쩌나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점검]자본시장 접근성 저하, 조달여건 악화…자산매각만으로는 한계

강우석 기자공개 2018-03-21 10:33:1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9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은 아시아나항공(BBB-, 안정적) 유동성 위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단기성차입금만 2조원에 달하지만 보유 유동성과 영업현금창출력으로는 턱없이 모자르다. 외부조달에 의지하려해도 자본시장 접근성이 어느 때보다 떨어졌다.

낮은 신용도와 그룹리스크로 공모 회사채 발행은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도 수요를 채우기가 만만치 않아졌다. 기업어음(CP) 등 단기물도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만 어느 정도 수요를 채울 수 있게 됐다. 최근 사옥과 주식매각 카드까지 꺼낸 건 상환 여력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9월 별도 기준 총 차입금은 4조 4398억원이다. 이는 2015년 말(4조 4353억원), 2016년 말(4조 4298억원) 등 전년도와 견줘봐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치다. 최근 실적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차입부담을 의미있게 줄일 정도는 아니었다. A350, A380 등 대형 항공기를 잇따라 들이며 늘어난 재무부담이 개선된 실적 추이를 상쇄한 셈이다.

문제는 높은 단기차입 의존도다. 개별기준 총차입금 중 1년 이내 갚아야 할 차입금 비중만 47.5%(2조 1097억원) 정도다. 이 중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이 1조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상반기 만기 도래 예정인 차입금 상환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하반기 이후 회사의 대응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같은 시점 회사 현금성자산이 1914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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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현황 추이. 1년 내 갚아야할 차입규모는 총 2조 1097억원이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계정을 합한 수치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시장성 조달에 나서려 해도 쉽게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 신용도는 'BBB-'로 투기등급 직전까지 하락한 상태다. 공·사모 채권 시장에서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0월 600억원 어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단 3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룹 리스크 역시 발목을 잡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수 년간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며 채권단과의 여러차례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 자회사 인수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3곳의 출자·대여·자금보충 약정 등을 활용하기도 했다.

영업적인 요인도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지급해야 할 금융리스료는 2828억원(1년 내), 운용리스료는 4944억원이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이듬해부턴 운용리스를 금융리스와 동일하게 부채로 분류해야하는 점도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단기자금에 의존해 차입금을 상환해왔다. 특히 항공기 운임채권 ABS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ABS 발행 잔액은 1조 26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8일에도 1500억원 어치 ABS(만기 3년)를 추가 발행했다. 당초 2000억원 조달 예정이었으나 시중은행이 신용보강을 꺼리면서 물량을 줄이게 됐다.

지분매각 카드는 '최후의 보루'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광화문 사옥 매각 추진을 시작한 게 대표적인 예다. 광화문 사옥의 매각가는 약 2000억~3000억원 사이로 추산되고 있다. 1000억원 어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 중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실탄을 확보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전환사채부터 자산매각까지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라며 "올 하반기께는 아시아나항공이 상환 부담을 계속해서 안고 갈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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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NICE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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