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28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2년 새 내놓은 스마트폰을 보면 모험을 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뭐든지 반 박자 늦다. 대세가 된 듀얼카메라는 작년 하반기 갤럭시노트8에 도입했다. LG전자가 2년 전, 애플이 1년 전에 적용한 기술이다.올 초 출시한 갤럭시S9의 핵심 마케팅 포인트는 AR(증강현실) 이모지 기능이다. 애플이 지난해 말 아이폰X(텐)에서 애니모지라는 이름으로 먼저 선보인 기술이다. 갤럭시S9 광고에 등장하는 슈퍼 슬로우 촬영기능은 일본 소니가 지난해 엑스페리아XZ1에 먼저 넣었다.
최근 들리는 이야기론 삼성전자는 내년 10주년 기념작 갤럭시S10(텐)에 안면인식을 위한 3D센싱모듈과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능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역시 애플(3D센싱모듈)과 중국 비보(디스플레이 지문인식)가 최초 타이틀을 선점한 기능이다.
어쩌면 최적의 전략일 수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인 삼성전자는 모험에 따른 리스크가 더 크다. 충성 고객들만 유지해도 매년 막대한 현금이 창출되는 데 굳이 모험을 할 이유도 없다.
현재까진 삼성전자의 선택이 옳았다고 볼 수 있다. 애플 아이폰X은 흥행에 실패했다. 소니는 글로벌 점유율이 워낙 낮아 시장의 관심도 크지 않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IM사업부가 플러스 성장을 했다.
삼성전자가 과거와 달리 절박해 보이지 않는 것은 불안요인이다. 절박함은 무서운 동력이다. 후발주자들은 갖은 도전 끝에 기어이 1등을 끌어 내리고 만다. 삼성전자가 몸소 입증했다.
애플이 2007년 세상에 스마트폰을 처음 내놓고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을 때 삼성전자는 옴니아 시리즈로 대응했지만 모양만 스마트폰이라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삼성전자는 3년의 실패 끝에 2010년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갤럭시S를 내놓고 시장에 안착했고 애플을 1위 자리에서 끌어 내렸다.
2011년엔 세계 최초로 대화면에 전자펜을 도입한 노트 시리즈를 출시해 패블릿(폰+태블릿) 붐을 일으켰다. 삼성전자는 모방(초기 갤럭시)을 넘어 혁신(노트)을 추구했다. 그리고 결국 성공했다. 노트가 주도한 스마트폰 대형화는 지금은 애플이 따라하고 있다.
최근 중국 ZTE는 스마트폰을 단순히 두 대 붙여 놓은 것 같은 폴더블폰을 공개하고 혹평을 듣고 있다. 기술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다소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 삼성전자의 초창기 모습과 오버랩 된다. 노트도 처음 출시됐을 때 '최악의 디자인'이란 혹평을 들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갤럭시S9은 높은 완성도와 적절한 가격에도 초기 반응이 미지근하다. 어느 때보다 강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가 초심을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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