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글로비스, 절묘한 합병비율…주식스왑 의식했나 정몽구 회장 부자에 최대한 부담 덜주는 비율인 듯
박제언 기자공개 2018-03-30 09:16:38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9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비율이 눈길을 끌고 있다. 향후 정몽구 회장 부자가 보유할 현대글로비스(합병법인) 주식과 기아차가 보유할 현대모비스(분할 후 존속법인) 주식의 평가가치를 엇비슷하게 만든 비율이기 때문이다.결과적으로 정 회장 부자가 기아차 소유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주식교환(스왑) 방식으로 취득할 때 부담을 줄여줄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 부자의 합병 글로비스 가치 2.6조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사업부문별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이후 핵심부품·투자사업 부문(존속법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분할법인)를 현대글로비스로 합병할 계획이다.
여기서 주의깊게 볼만한 사안은 정몽구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지분율 변화와 그에 따른 주식가치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정 회장 부자 중심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6.96% 가지고 있다. 주식수로는 677만 8966주다. 향후 현대모비스가 분할을 하게 되면 분할비율에 따라 주식도 나뉘게 된다. 쉽게 말해 '정해진 분할비율 곱하기 주식수'다. 이에 따라 계산해보면 존속부문 주식을 535만2200주, 분할부문을 142만6766주 갖게된다. 분할비율은 0.7895305(존속) 대 0.2104695(분할)이다.
이와 별개로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251만7701주(지분율 6.71%)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 분할부문과 합병하게 되면 합병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주식은 668만5548주(지분율 6.87%)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기존에 보유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에 새로 발행될 합병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합친 수다. 합병 신주는 합병비율 1(현대글로비스) 대 2.9211851(분할 현대모비스)에 따라 배정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분만 23.29%(873만 2290주) 보유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합병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율이 합병 신주발행으로 8.97%까지 희석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합병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둘이 합쳐 1541만7838주(지분율 15.84%)를 갖게 된다. 분할·합병을 발표한 지난 28일 종가기준으로 현대글로비스는 17만3500원이다. 현대모비스 분할부문과 합병을 마칠 때까지 넉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다만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정 회장 부자의 합병 글로비스 주식 평가가치는 2조6750억원정도로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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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보유 존속 모비스 가치 2.6조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현대모비스의 주식가치다. 정 회장 부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작업을 마친 뒤 현대모비스(분할 후 존속법인) 주식을 취득할 계획이다.
먼저 기아차가 보유한 존속 현대모비스 주식이 가장 시급하게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순환출자를 끊을 수 있는 핵심이면서도 지배구조 상 가장 정점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인 까닭이다. 이를 위해 정 회장 부자는 합병 현대글로비스 주식과 기아차 소유의 존속 현대모비스 주식을 교환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현재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로서 지분을 1642만7074주(지분율 16.88%)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분할 후 존속 현대모비스 기준으로 1296만9676주를 보유하게 된다. 존속 현대모비스의 주가도 분할비율에 따라 바뀔 예정이다. 분할비율에 기반해 기준가격이 정해지고 거래가 재개될 때 기준가격의 50~150% 범위에서 호가를 받아 시초가가 결정된다.
다만 편의상 28일 종가 26만1500원에 분할비율 0.7895305를 곱해 산출된 20만6462원을 존속 현대모비스 가격이라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기아차가 보유한 존속 현대모비스 주식가치는 2조6777억원정도로 계산된다. 정 회장 부자의 합병 현대글로비스 평가가치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금액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분할과 합병까지 넉 달의 기간이 남았고 정 회장 부자와 기아차 간 주식스왑 거래는 그보다 후에나 일어날 일"이라며 "그 사이에 주가가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주가가 크게 요동치지 않는 이상 이번 분할·합병비율은 정 회장 부자가 기아차 소유 모비스 지분을 큰 돈 들이지 않고 교환할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수치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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