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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운용 사모펀드, 첫 투자부터 손실 위기 코스닥 퇴출 위기 수성 CB에 55억원 묶여…펀드 운용 난항 예고

이충희 기자공개 2018-04-03 11:29:54

이 기사는 2018년 03월 30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자산운용이 은행 등 기관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한계 직면 기업 메자닌을 담았다가 손실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상반기 흥국운용은 기관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야심차게 사모펀드를 출범시켰으나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우리테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는 작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사 수성의 4회차 전환사채(CB)에 총 55억원 투자했다. 수성은 이달 16일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함에 따라 주식 거래가 중지됐다. 한국거래소가 현재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거래소가 지난 27일 수성의 사외이사 수 미달을 이유로 관리종목 지정사유를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혀 증시 퇴출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해당 CB는 만기 3년, 조기상환 1년 조건으로 발행됐다.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조기상환청구권 시작일이 도래하지 않아 아직까지 채권액을 상환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운용은 수성 CB가 기한이익 상실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만기 이전 투자금 상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수성의 인천 서구 경서동 소재 본사 건물과 토지 등을 담보로 잡고 압류에 나섰다.

'흥국우리테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는 총 500억원 규모로 운용되는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의 사모펀드다. 흥국자산운용 기업투자팀에서 운용하고 있다. 좋은 딜이 있을 때마다 수익자들에게 자금을 받아 투자를 진행한다.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의 메자닌을 골고루 편입해 수익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펀드에는 우리은행의 고유자금을 비롯해 몇몇 기관들이 공동 출자자로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흥국자산운용은 출자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수성 이외에 예스티 50억원, 아이엠 50억원 등 최소 3개 상장사 전환사채에 투자했다.

흥국자산운용은 이번 사모펀드 운용을 기반으로 추후 펀드 규모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펀드 이름에 '1호'를 붙여둔 것도 계속해서 개수를 늘려가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펀드 설정 초기에 담았던 1개 회사에서 벌써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추후 운용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PI조직과 운용사 투심위를 모두 통과한 기업만 투자금을 집행할 수 있도록 펀드에 규정해 뒀음에도 출발부터 손실 위기에 처했다"이라면서 "은행에서는 운용을 총괄해야 하는 자산운용사 딜 소싱 능력에 의구심을 보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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