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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롯데홍콩지주', 사드 해빙 기대감 '글쎄' 투자금 99% 1.6조 손실 처리…장부가 90억에 불과해 '中 사업정리' 아쉬움

노아름 기자공개 2018-04-04 08:09:55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2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롯데마트의 매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현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지주회사 '롯데쇼핑 홀딩스 홍콩'의 재무상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롯데쇼핑의 후방 지원에도 불구하고 매장 영업정지가 길어지자 지난해 홍콩 지주법인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현지법인의 유동성 위기뿐만 아니라 이미 투자금에 육박하는 금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해 투자금 회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otte Shopping Holdings Hong Kong(이하 롯데쇼핑 홀딩스 홍콩)은 마이너스(-) 4753억원의 자본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연간 수천억원 상당의 순손실을 기록, 지난해 1조원을 웃도는 손실을 내며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건 2008년 법인설립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롯데쇼핑은 현재 중국 자회사인 롯데쇼핑 홀딩스 홍콩을 통해 현지 유통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홍콩 지주사는 마트 사업은 물론 백화점 등 중국 내 사업을 주관하는 계열사를 함께 지배하고 있지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마트 부문이 절대적이다.

2008년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롯데마트는 올해로 10년째 현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 인수와 자체 출점 등을 포함해 중국 내 매장 112곳(마트 99곳, 슈퍼 13곳)을 보유할 정도로 사업장 확장에는 성공했다. 다만 사드(THAAD) 악재가 그룹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 뒤 매각 작업에 착수했고 현재까지도 관련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그간 롯데마트는 롯데쇼핑의 자금 수혈에 힘입어 일부 매장에서나마 시한부 영업을 이어왔다. 다만 롯데그룹은 손실을 감내하고서라도 현지 매장을 정리하려는 의지가 큰 상태로 중국의 매각 불허와 신동빈 회장의 구속 등에 직면해 사업종료 일자가 미뤄졌다.

롯데쇼핑 홀딩스 홍콩 투자현황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달 말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사드 보복 조치를 철회할 것을 시사했다.

중국 측 인사의 발언을 바라보는 롯데그룹 내부의 시선은 엇갈린다. 대체로 전향적인 언급이 나온 것 자체는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실질적으로 사드 해빙 무드가 느껴지기 위해서는 영업정지 조치가 풀려야 하지만 현재 해당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롯데그룹이 마냥 기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부에 반영해 놓은 회수가능 금액이 미미한 상태로 실현손실을 감안하면 투자 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홀딩스 홍콩은 투자금에 육박하는 금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말 기준 장부가는 90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롯데쇼핑이 2013년 이후 매해 실시한 손상차손 검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 6703억원에 대해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해당 금액을 손실로 털어냈다. 이는 10년 간 장부가에 반영된 투자금 1조 6760억원 가운데 99.7%에 해당하는 액수다.

롯데그룹은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하지 않은 채 현지 기업으로의 매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서너곳의 기업이 매입 의사를 타진해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지 유지비로 매월 12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현재로서는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라며 "중국 유통기업인 리췬그룹이 현장 실사를 진행 중이며 추가적으로 서류 심사 중에 있는 기업이 3곳 이상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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