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운용, 채권에 특화된 조직...안방그룹 韓 공략 '교두보' [지배구조 분석] ②채권운용본부만 CEO 직속, 부동산전문팀 별도 구성
이승우 기자공개 2018-05-02 10:43:01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5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익히 알려진대로 동양자산운용은 채권 운용에 특화돼 있다. 운용자산 17조원중 14조원 정도가 채권자금으로 조직과 인력도 그에 박자를 맞추고 있다. 다른 운용본부와 달리 채권 담당 본부만이 유독 CEO 직속으로 자리잡고 있다. 팡짼 대표 역시 안방보험의 자회사인 안방자산운용 그리고 안방자산운용홍콩에서 주식 뿐 아니라 채권 운용 노하우를 터득한 인물이다.채권운용에 특화된 건 모회사 동양생명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리기 위해서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실질적 주인인 중국 안방보험의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자금관리의 안정성을 담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게 업계의 평이다.
◇CEO 직속 채권운용본부, CIO 직속 부동산팀
동양자산운용의 수장은 중국인 팡짼 대표다. 팡짼 대표는 캐나다 오타와대학에서 경영학 MBA 과정을 수료했고, 안방보험그룹 계열사인 허시에건강보험에서 실장직을 역임했다. 2011년 안방자산운용의 이사를 거쳐 2012년 11월부터 2년간 홍콩 안방자산운용 사장을 맡았다. 이후 2014년 안방보험그룹 국제센터 부회장을 거쳐 2015년 9월부터 동양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동양자산운용의 조직은 단순하다. 실무 부서만 놓고 보면 채권운용본부와 주식운용본부 그리고 마케팅본부 3본부로 구성돼 있다. 주식운용본부와 마케팅본부는 투자책임자(CIO)인 구세훈 부사장이 관리한다. 구 부사장은 주로 ING 쪽에서 운용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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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건 채권운용본부만이 팡짼 대표의 직속 본부로 편제돼 있다는 점이다. 채권운용본부는 한국채권평가 출신의 손경수 상무가 담당하고 있다. 채권운용본부를 CEO 직속으로 둔 건 동양자산운용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동양자산운용 운용자산의 대부분이 채권자금이다보니 그만큼 중요도가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동양그룹시절부터 동양종금증권과 더불어 동양자산운용은 채권에 특화된 회사로 분류됐다"며 "현재도 그 입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자산 17조원중 14조원 정도가 법인 채권자금"이라며 "채권자금 규모가 크다 보니 채권운용본부가 독립된 것"이라고 말했다.
CIO 직속 대체투자팀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동양생명이 안방보험으로 인수된 이후 동양자산운용은 부동산팀(현재 대체투자팀)을 두고 관련 인력을 대거 모았다. 해당 팀은 삼성화재 사옥 매각 입찰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매입에 적극 나섰던 팀이다. 부동산팀은 지난해 대체투자팀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더불어 CIO 직속 자산관리팀을 두고 매입한 부동산을 관리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안방보험 한국공략 '교두보' 역할
부동산 관련팀은 안방보험의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4년부터 미국 뉴욕의 월도프 아스트리아 호텔, 캐나다 토론토의 오피스 타워, 밴쿠버 다운타운 벤탈센터 등 굵직굵직한 해외 부동산 딜을 해왔다. 한국에서의 부동산 투자도 결국 동양자산운용을 앞세워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방보험은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매우 공격적"이라며 "동양자산운용이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앞장선다는 건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채권운용본부의 역할 역시 동양생명 자금, 그리고 그 위의 안방보험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100% 자회사로 자산운용사를 두고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채권 운용에 맡기는 것과 같은 식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생보사가 100% 자회사를 두고 장기 자금을 맡기려는 건 세계적인 추세"라며 "동양자산운용 역시 고객자금보다는 동양생명의 자금 관리가 가장 중요한 책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동양자산운용은 안방보험이 한국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모회사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 진출의 첨병이 되는 식이다.
주요 사업전략을 결정하는 사외이사는 중국 본토인으로 대부분 채우고 있다. 왕궈진 사외이사는 대외경제무역대학교 보험학원 교수이고 장후이즈 사외이사는 지린대학 북동아시아연구소 교수다. 두명 모두 1970년생으로 젊은 편이다. 유일한 한국인 사외이사는 이남용 씨로, 그는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이다. 현재 어린이 영어학습기관인 그레이프시드코리아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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