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운용, 현실화된 대주주 리스크 '손발이 묶였다' [지배구조 분석] ③대주주 동양생명 징계 목전, 모회사 안방그룹 경영권 박탈
이승우 기자공개 2018-05-02 10:43:27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주주 동양생명이 휘말린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 모회사인 중국 안방보험의 위기 등 동양자산운용을 둘러싼 대주주 리스크는 현실이다. 대주주인 동양생명과 함께 한국 부동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사실상 중단됐다고 보면 된다. 더 큰 문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손발 묶인 대주주, 경영권 뺏긴 모기업
지난 2016년 제2금융권을 들쑤셨던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동양자산운용의 대주주 동양생명도 휘말렸다. 2007년부터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해 온 동양생명은 38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고 감독당국은 동양생명에 대한 징계를 사전 통지한 상태다. 이달중 일부 영업정지 등의 징계가 확정되면 동양생명은 보험업 감독 규정에 따라 3년간 신규 사업 진출이 제한된다.
문제는 자회사인 동양자산운용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의 최상단 모기업인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검찰 조사로 인해 UBS와의 지분 매각 딜이 중단되고 있는 것과 같은 선상에서 해석된다. 양벌규정에 따라 대주주 혹은 CEO 리스크로 인해 하나금융과 UBS간 지분 매매에 대한 심의 자체를 금융위원회가 보류하고 있다. 동양자산운용도 하나UBS자산운용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회사 동양생명에 문제가 생기면 자회사인 동양자산운용의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큰 리스크는 대주주 동양생명의 모회사인 안방보험그룹의 위기다. 중국 보험당국인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 고위층 비리연루 의혹과 함께 불투명한 경영구조를 이유로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접수했다. 신규자본을 투입한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져간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을 기소했다. 중국 정부는 경영위탁기간을 1년으로 정해 놓았지만 안방보험그룹 자체의 존망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그룹의 글로벌 팽창 전략에 제동을 걸었다"며 "안방보험그룹이 중국 정부 지배권에 들어가면서 그 아래 동양생명과 동양자산운용이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벌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쪼그라든 외형, 조직균열 가능성은
동양자산운용은 모회사 안방그룹의 위기로 인해 사업전략 혹은 조직 변화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안방보험 사태 이후에도 동양자산운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균열 조짐은 보이고 있다. 특히 안방보험그룹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칠 예정이었던 한국내 부동산 자산 확대 전략은 사실상 중단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동양자산운용은 CIO 직속 대체투자팀과 자산관리팀을 두고서 한국의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해당 팀 인력의 일부 이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한건의 부동산 사모펀드 설정이 있었다"며 "대체투자팀은 신규 부동산 발굴, 자산관리팀은 기존 부동산 펀드 관리를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함께 한국내 부동산 자산 확대를 꾀하려던 계획을 적극적으로는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적도 안 좋아지고 있다. 작년말 동양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71억원으로 2016년 103억원 대비 30억원 가량 감소했다. 게다가 펀드 설정자산도 2016년말 12조4446억원에서 작년말 11조902억원으로 2조원 이상 감소했다. 다만 일임자산은 소폭 증가했다.
최악의 경우, 안방보험의 한국 사업 철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방보험그룹은 전세계적으로 매입한 부동산자산과 출자 지분 등에 대한 정리를 하고 있어 이같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경우 동양생명 아래 있는 동양자산운용 역시 같은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다. 다만 모회사 동양생명의 뤄젠룽 대표이사와 피터진(진슈에펑) 상무가 최근 각각 1만2000주, 6000주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다소나마 불식시키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