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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3% 시대, 한국물 발행사 긴장 [Market Watch]10T 또 급등, 글로벌 채권시장 전멸…프리미엄 지급 불가피

이길용 기자공개 2018-04-30 07:40:0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물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10T)가 3%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3% 시대에 진입한 이후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채권 딜이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됐다. 지난해까지 엄청난 호황을 누렸던 한국물(Korean Paper·KP)도 이제는 프리미엄을 외면하기 어려운 시대에 진입했다는 지적이다. 장기물 금리가 자주 급등하면서 한국물도 3~5년 위주의 중장기물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3~24일(현지시간) 장중 3%를 돌파한 뒤 지난 25일 3.0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자산 매입 축소를 언급하면서 긴축발작(Taper Tantrum)으로 장기물 금리가 3%까지 급등한 이후 처음이다.

최근 5년 10T 추이
* 지난 5년 간 10T 추이(출처 : CNBC)

글로벌 채권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장기물 이자율이 급등할 경우 경색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월 초에는 미국 임금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금리를 4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10T가 2.9%까지 급등했다. 이로 인해 2월 초에는 대부분의 채권 딜들이 발행 계획을 연기했다.

3월 들어 10T는 2.7%까지 하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3%까지 급등하면서 채권 시장은 다시 얼어붙었다. 지난 24일부터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선 딜은 한 건도 없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어느 수준의 금리를 요구해야 하는지 자체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채권 시장이 요동치면서 한국물 발행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우량한 한국물들은 뉴이슈프리미엄(New Issue Premium·NIP) 지불 없이도 채권 발행이 가능했다. 뉴이슈프리미엄은 새로운 채권에 대해 지불하는 이론 상의 프리미엄을 의미한다. 기존에 유통되는 채권이 있다면 새로 발행된 물량의 경우 유통금리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투자자들이 매수할 이유가 발생한다. 유통금리와 동일한 수준으로 뉴이슈프리미엄이 결정된다면 투자자들은 신규 발행 물량보다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사는 것이 더 낫다. 한국물은 꾸준히 신용등급이 상향되면서 채권 시장 이론의 예외 시장으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전 세계 금융 시장이 흔들리면서 한국물도 이전과 다른 대우를 받는 상황이 도래했다. 올해 글로벌 달러화 딜에서 대부분의 발행사들은 뉴이슈프리미엄을 일정 수준 제공했다. 채권 시장이 악화되면서 예외로 인정받았던 한국물도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물 금리가 흔들리면서 한국물도 향후 발행 물량들이 대부분 3~5년 수준의 중장기물로 구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장기물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더 많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물 10년물의 대표적인 투자처였던 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투자를 자제하면서 장기물은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미국 국채 장기물 금리가 급등하면 채권 발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시장이 급격하게 경색된다"며 "발행사가 원하는 금리가 지난해 수준이라면 당분간 딜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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