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 초회보험료 2000% 증가의 이면 [보험경영분석]저축성보험 대거 늘린탓…"당국 지적·대주주리스크 부각, 판매전략 변화 불가피"
신수아 기자공개 2018-05-02 13:40:35
이 기사는 2018년 04월 30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BL생명의 2017년 초회보험료가 대폭 증가하며 수입보험료의 성장을 이끌었다. 생보업계 전반의 수입보험료가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나온 이례적인 성장세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린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다만 금융당국이 저축성 보험 판매 확대에 대한 리스크를 지적한데다 대주주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 포트폴리오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의 2017년 개인보험 기준 초회보험료는 총 1조86억원으로 이는 2016년과 비교해 약 2010%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 무려 20배가 늘었다는 의미다. 단체보험까지 포함한 일반계정 기준의 초회보험료는 1조228억원으로 이 역시 2016년가 비교해 1670%증가한 규모다.
업계 전반과 비교하면 ABL생명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017년 초회보험료가 전년대비 증가한 생명보험사는 총 25개 생보사(협회 공시 기준) 가운데 ABL생명을 포함해 단 5곳에 불과하다. ABL생명을 제외하고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보험사는 IBK연금보험, 그러나 증가폭은 전년대비 62%에 불과하다. 특히 빅3로 꼽히는 삼성·한화·교보생명 모두 6%포인트에서 60%포인트까지 각각 감소했으며, 중소형 생보사로 갈수록 초회보험료의 감소폭은 커진다.
ABL생명의 '이례적인' 결과는 저축성보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BL생명의 2016년 말 기준 저축성보험의 계약건수는 3만2358건, 금액으로는 1조4478억원이었다. 그러나 1년 후 2017년 말 기준 저축성보험의 계약건수는 11만3955건, 금액 기준 4조279억원으로 각각 4배 가량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 편입이후 급격히 상품 전략이 변했고 지난해 상반기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했다"며 "당시 중국 현지 보험사의 경우 6%이상의 저축성 보험 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었으나 국내 저축성 보험상품의 금리는 최대 3%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시장의 저축보험 상황을 활용해 저금리로 운용 자산(보험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안방보험은 국내 생명보험사를 인수한 뒤 저축성보험 집중 판매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시행했다. 앞서 먼저 인수한 동양생명 역시 안방보험 산하로 들어간 뒤 저축성보험 비중을 크게 늘려 업계 9위에서 5위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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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회보험료 성장에 힘입어 수입보험료 역시 증가했다. 수입보험료는 초회보험료와 계속보험료 등으로 구성된다. ABL생명의 2017년 수입보험료는 2조3402억원으로 이는 2016년과 비교해 두 배 증가한 규모다. 반면 전체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113조9735억원으로 2016년 119조8112억원과 비교해 5조8377억원(-4.9%) 감소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수입보험료의 감소는 새로운 회계 제도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생긴 탓"이라며 "ABL생명은 판매 전략은 여타 보험사와는 엇갈린 행보"라고 말했다.
저축성보험은 새롭게 도입되는 IFRS17 체제하에서 부담이 크다. 새 회계기준에서는 부채를 시가평가하고, 보험사가 판매한 저축성보험 만큼 지급을 대비해 동일 규모의 책임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자칫 재무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ABL생명의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연초 ABL생명에게 저축성보험 과다 판매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를 통보했다. ABL생명이 저축성보험의 판매실적이 사업계획상 연간 목표를 초과하고 있음에도 상품 포트폴리오 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저축성보험 과다 판매에 대한 리스크를 강화하라는 주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ABL생명은 작년 하반기부터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줄여왔다"며 "대주주 리스크가 부각되며 추가 자본 확충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같은 전략을 다시 구사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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