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차기 리더는]대구은행장 임추위 의혹검증, 후계구도 '변수'1차 압축후보군 6명 채용비리·비자금 조성·수성구청 펀드보전 의혹 연루
김선규 기자공개 2018-05-09 08:25:29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8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대구은행이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둘러싼 온갖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1차 압축 후보군에 선정된 6명의 지원자 중 대다수가 비자금 조성 및 채용 비리, 수성구청 펀드 손실 보전 의혹 등에 휘말리면서 보다 높은 수준의 검증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대구은행 행장 공모에 참여한 현직 임원 자녀의 DGB금융지주 자회사 채용에 대해 특별 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이 설치한 채용비리신고센터에 해당 임원 자녀가 특혜를 받아 입사했다는 의혹이 접수됨에 따라 검사를 착수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임원은 대구은행 부행장으로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고 있다.
1차 압축 후보군에 선정된 전직 부행장 출신도 박인규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퇴임한 그는 박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통로인 부인회를 관리하는 공공금융본부장을 역임했다. 부인회는 행장을 비롯해 계열사 대표와 지점장 등 배우자 등 320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해당 임원이 본부장으로 역임할 당시 비자금이 조성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사외이사 친인척 채용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외이사는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이번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전직 부행장은 대구은행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수성구청 펀드 보전 의혹에 모두 연루된 인물로 박 전 회장의 측근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라며 "현재 박 전 회장과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지만 박 전 회장의 반대세력을 내보내기 위해 지난해 유력한 차기 후보자들과 같이 퇴임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행장 응모에 도전장을 내민 전직 DGB 부사장과 계열사 사장도 수성구청 펀드보전 의혹에 연루됐다. 이들은 수성구청이 투자한 도이치코리아채권투자신탁 1-1호 펀드가 손실을 입자 각각 2억원에서 5천만원씩 자비를 모아 손실을 보전했다. 이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 55조 손실보전 등의 금지를 위반한 사항으로 위반행위에 해당된다. 지난 4월 금감원으로부터 해당 손실 보전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행장 응모에 출사표를 던진 현직 지주 부사장은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다. 그는 대구은행 3대 의혹인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수성구청 펀드 보전 등에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대구은행에서 불거진 부도덕한 사건에 직간접으로 연루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여기에 박 전 회장과 연결돼 있는 인물이라는 점, 대구상고와 영남대 라인이라는 점에서 후보 적격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경영권 승계 절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 검사와 맞물려 각종 소문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박 전 회장쪽 사람으로 분류되는 대구상고-영남대 라인이 분열되면서 후계 구도는 더욱 어수선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행장 1차 압축 후보군에 선정되지 않은 지원자들도 가세해 '성추행 의혹', '적폐대상' 등을 언급하면서 후보자 재선정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1차 압축 후보군 모두가 각종 의혹과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임추위가 보다 높은 수준의 인사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최종 행장 후보를 선출한 이후 해당 후보자가 검찰 및 금감원 등으로부터 비리 사실이 적발될 경우 대구은행 지배구조가 재차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구은행에 관한 각종 의혹들을 조사 중이며 결과를 발표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은행이 경영권 승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어 검사 결과를 미리 오픈하기도 힘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3대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과 금감원은 관련 검사 결과가 이르면 5월 말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행장 선임 절차가 그 이전에 끝난다는 점에서 검사 결과에 따라 경영권 승계 절차가 다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DGB지주에 정통한 관계자는 "BNK금융지주도 회장·행장으로 강력하게 거론된 전 지주 사장이 CEO로 선임됐다면 지배구조상 또 한번 역풍을 맞았을 것"이라며 "BNK지주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사회에서 보다 철저한 인사검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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