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별세]'배터리·디스플레이 글로벌 1등' 이끈 '끈기 경영'1991년 미래동력으로 2차전지 낙점, 외환위기 후 디스플레이 과감한 투자
김현동 기자공개 2018-05-22 13:59:15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무 회장의 경영 성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기차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투자다. 특유의 '뚝심과 끈기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십 년간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투자를 이끌었다.LG그룹이 2차 전지 사업을 시작한 것은 27년 전인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회장이던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차 떠났던 영국 출장에서 2차 전지를 발견했다.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니라 충전을 하면 반복해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보고서 미래 사업의 가능성을 봤다.
구 회장은 귀국하면서 제품 샘플을 가져와 럭키금속에 2차 전지 연구를 맡겼다. 1995년 회장 취임 후에도 2차 전지에 관심은 여전해 1996년에는 소재분야에 강점이 있던 LG화학이 2차 전지 연구를 진행토록 했다.
2차 전지 사업은 지금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이 강했다. 2005년 2차 전지 사업은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구 회장은 "이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면서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끈기와 열정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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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현재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글로벌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인 내비건트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기업 평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기업 평가에서 LG화학은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이후 꾸준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을 강조한 구 회장이 없었다면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도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구 회장의 빼놓을 수 없는 경영 성과다.
1997년 말 외환 위기를 넘기는 와중에 LG그룹은 LG반도체를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넘겨야 했다. 반도체 대신 구 회장이 선택한 신 사업이 바로 액정표시장치(LCD)였다.
LCD 사업은 1998년까지 적자가 지속됐다. 그럼에도 구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했다. 그 결과가 1999년 9월 필립스로부터 16억달러를 유치받아 세운 LG필립스LCD였다.
이후 LG는 필립스와 결별하고서 2008년 단독 법인인 LG디스플레이를 출범시켰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대형 LCD 패널 분야에서 22%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9년 4분기 이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 기업의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2013년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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