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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KB·BNK·신영·유안타 '소탐대실' [중국 기업 ABCP 부실] 리테일북 편입후 미매각 상태..일부 증권사 자체투자 용도 전환

이승우 기자공개 2018-06-01 11:26:52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0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하 CERCG) 회사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자산유동화어음(ABCP)에 투자했던 현대차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 등이 손실을 오롯이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증권사들은 해당 ABCP를 리테일로 셀다운(sell down)하려 했으나 인수 이후 수요 확보에 실패, 자체 투자용 전환도 감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리테일로 팔렸다면 손실을 일부 분산시킬 수 있었지만 고금리 매력에 여유를 부렸던 게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CERCG ABCP에 투자한 현대차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 BN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은 모두 셀다운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채권 대부분이 개별 증권사의 리테일 북(book)에 편입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테일 북에 편입한 건 향후 셀다운을 의도한 것이다. 자기자본(PI) 투자 목적이었다면 리테일 북이 아닌 고유계정에 편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채권 인수 이전과 이후 모두 리테일 수요 확보에 실패하면서 셀다운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때문에 비자발적인 자기투자가 되고 있었다. 6개월 만기에 3.4%라는 금리 매력에 유혹되었던 것.

증권사 관계자는 "CERCG ABCP를 인수한 증권사 대부분은 이 채권이 미매각 상태로 리테일북에 담아 놓은 것으로 안다"며 "리테일북에 담아놨지만 수요가 없으면 6개월간 캐리(carry)로 가져가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사모로 발행되다 보니 최소 투자금액이 50억원 이상이어서 투자자 확보에 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소법인이 주요 투자 후보군이었지만 잘 알지 못하는 회사가 발행한 채권에 50억원 이상을 선듯 투자하겠다고 하는 법인도 없었던 것.

증권사 관계자는 "1600억원 가량을 쪼개서 49인에 나눠주려면 50억원이 최소 가입금액이 될텐데 잘 알지 못하는 회사에 50억원씩 투자하려는 중소법인들이 많지 않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셀다운을 하려고 했으면 인수 이전 미리 어느 정도 수요를 파악해놨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비자발적 자체 투자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이후 20여일만에 디폴트가 난 건 발행자가 의도적으로 사기를 친 것"이라며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증권은 물론이고 신평사들도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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