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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11번가' 투자 의미는 고진감래 끝 빅딜 연달아 성사..3호 펀드 소진 '목전'

한형주 기자공개 2018-06-07 08:14:58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5일 1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Q코리아(이하 H&Q)에게 SK플래닛 '11번가' 펀딩 딜이 유의미한 이유는 이번 거래로 인해 자체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모두 소진하게 됐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가 11번가 투자에 활용되면 드라이파우더(미소진 물량)는 '0'이 된다. 이는 H&Q가 추후 신규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는 데도 호작용할 공산이 크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모처럼 5000억원 규모의 빅딜을 소화했다는 점이다. 11번가 투자에 자금이 투입되는 3호 블라인드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엔 2015년부터 △일동제약(1400억원) △잡코리아(1010억원) △LS전선아시아(510억원) △소프트플레이코리아(460억원) △CJ헬스케어(1400억원) 등이 속해 있다. 여기엔 소수지분 투자와 바이아웃(Buy-out) 거래가 섞여 있다. 현재까지 펀드 소진율은 75%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거래 규모 추이를 보면 2015년 잡코리아를 계기로 금액이 다소 줄었다가 CJ헬스케어부터 다시금 확대된 성향을 보인다. 2015년 말 소프트플레이코리아 이후 H&Q는 이렇다할 투자건을 잡지 못했다.

해당 기간 △금호고속 및 동부팜한농(현 팜한농) 경영권 매각 △현대상선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 영업양도 △현대카드 2대주주(GE캐피탈) 지분 매각 △우리은행 소수지분 매각 △폴라리스쉬핑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이랜드리테일 프리IPO △한화S&C 재무적투자자(FI) 유치 등에 줄줄이 도전했으나 끝내 거래 완주엔 이르지 못했다. 작년 말부터 강한 의지를 갖고 뛰어들었던 CJ푸드빌의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 프리IPO 비딩에서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게 최종 투자자 지위를 내준 H&Q다.

그렇게 약 2년 간 공백기를 경험하다 '조 단위' 인수합병(M&A) 딜인 CJ헬스케어 인수전에 한국콜마, 미래에셋자산운용PE,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 형태로 가담하면서 오랜만에, 그것도 빅딜 성사에 일조하게 된 것이다. 총 딜 사이즈가 1조31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H&Q에 분담된 금액도 적지 않았다.

CJ헬스케어 딜의 열기가 채 식기 전 연달아 추진하는 거래가 바로 11번가 5000억 자본유치다. 물론 이 중 3호 블라인드펀드 자금 비중은 1000억원가량으로 일부에 해당하지만, H&Q 자체적으로 올해 M&A 시장 랜드마크 딜에 합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참고로 H&Q가 지난 2008년 약 3730억원 규모로 결성한 '2호 PEF'의 포트폴리오(시점·금액)엔 △에스콰이아(2009년·800억 원) △하이마트(2010년·900억 원) △블루버드(2012년·360억 원) △하나마이크론(2011년·450억 원) △메가스터디(2012년·645억 원) 등이 포함돼 있었다. 전체 펀드 조성액 가운데 이들 5개 에셋에 투자한 금액은 총 3100여억 원이다.

H&Q가 소수지분 투자전략으로 수익을 내던 시절 설립한 '1호 펀드'는 2006년 현진소재를 필두로 약 2년 간 대한유화공업, 현진소재의 자회사인 용현비엠, 케이에스넷, 만도 등에 투자했다. 이 펀드는 30%에 달하는 내부수익률(IRR)과 원금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자랑하며 조기해산한 저력이 있다. H&Q는 1호 펀드 투자금 총 2330억원을 배로 불려 메인 출자자(LP)인 국민연금 등에게 돌려줬다. 이 저력을 인정한 LP들은 믿고 보자는 심정으로 2, 3호 펀드까지 총 1조2000여억원을 약정해주기도 했다.

H&Q의 11번가 투자는 이정진 공동대표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Q는 올 하반기 국민연금 등 큰 손 기관들로부터 '4호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모집하기 위한 대형 펀드레이징을 기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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