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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효시 소리바다…1세대 플랫폼의 흥망성쇠 [볼륨커진 음원시장]인터넷 태동기 화려한 등장…적자 수렁서 고전

김일문 기자공개 2018-06-26 07:48:16

[편집자주]

음원시장이 볼륨을 키우고 있다. 음원시장은 인터넷시대에 태동해 불법 다운로드와 전쟁의 시기를 지내고 유료화 정착으로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 음원 시장은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AI스피커,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혁명과 함께 볼륨(사이즈)을 키우고 있다. 음원 시장의 현 주소와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5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리바다는 국내 음원 유통의 효시라고 불린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태동기에 등장해 수천만 네티즌들을 순식간에 끌어모으며 당시에는 생소했던 음원 플랫폼의 첫 출발을 알린 브랜드다.

하지만 불법 논란으로 여러차례 법정 다툼이 반복됐고 정작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데는 실패했다. 국내 최초 음원 서비스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파일공유로 출발, 초반 돌풍…법정 다툼에 발목

소리바다의 첫 시작은 개인간 파일공유(P2P:Peer to Peer)였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MP3 음원 파일을 불특정 다수에게 무료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소리바다는 창업자인 양션정환 대표가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2000년 5월 출시됐다. 소리바다는 전용 음악 플레이어인 '파도'와 함께 네티즌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삽시간에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하지만 저작권을 둘러싸고 음반 제작사와 불거진 갈등이 소리바다의 발목을 잡았다. 2002년부터 시작된 소송은 2006년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무료를 표방했던 소리바다는 음반사와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2004년에 부분 유료화로 전환한 뒤 2006년에는 전면 유료화 됐다.

소리바다가 지루한 법정 다툼을 지속하는 동안 국내 음원 시장은 유료화 모델이 속속 도입되기 시작했다. 소리바다가 서비스를 시작했던 200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온라인 음원에 대한 저작권 개념이 생소했다. 그러나 2000년 중후반을 기점으로 대형 통신사들이 속속 시장에 진출하면서 온라인 음원 서비스는 점차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2006년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메드와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입성한 소리바다는 시장에서 수차례 M&A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2016년 초에는 중국 상하이투자청이 홍콩에 설립한 전문 투자기업인 ISPC가 소리바다를 인수하기로 했으나 이를 철회했고, 이후 컨설팅업체인 제이메이슨이 유상증자 방식으로 2016년말 소리바다 최대주주에 올랐다.

◇수년째 적자서 못 벗어나…어워즈 등으로 반전 모색

국내 1세대 음원 서비스업체라는 타이틀과 달리 소리바다의 실적은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력으로 무장한 대형 통신사들의 자회사였던 다른 음원 서비스업체들에 비해 홀로서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소리바다의 유료 가입자수는 약 15만명 가량이다. 이는 800만명에서 900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유료 음원 시장에서 2%에 채 못 미치는 점유율이다.

매년 평균 200억원 중반의 매출을 기록중인 소리바다는 수년째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영업적자를 벗어난 때는 2016년 한해에 불과할 정도로 실적 악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소리바다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매년 평균 300억원 안팎의 매출액과 30억~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비교적 양호했다. 그러나 2013년을 기점으로 소리바다 실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5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나타낸 소리바다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다행히 2016년 주인이 현재 최대주주로 바뀌면서 유상증자를 단행, 가까스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렇다 할 턴어라운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소리바다
소리바다 최근 5년간 실적 추이(출처: 사업보고서)

업계에서는 소리바다의 점유율 상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자본력이 뒷받침 돼야한다는 점에서 소리바다는 열세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카카오M을 필두로 대형 업체들이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가입자를 끌어들일 만한 특별한 묘수를 찾기 쉽지 않다.

다만 최근들어 음악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소리바다 어워즈' 등을 개최하는 등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오프라인 행사와 공연 등을 통해 소리바다 가입자 유치 확대를 위한 서비스 다변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회사측 복안이다.

소리바다 관계자는 "그 동안 경영권 변동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마케팅 활동에 나서지 못했고, 이는 가입자 정체로 이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며 "인공지능(AI)을 강화한 소리바다 4세대 서비스를 비롯, 뮤직 어워즈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제2의 도약을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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